홍성 미래축산을 위한 포럼

홍성축산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아니 어떤 쪽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까. 가설은 웅장하나 답은 미약했다.

지난 7일 홍성군농업기술센터 대강당에서 열린 ‘홍성 미래 축산을 위한 포럼’은 전국 제일의 축산군에서 펼쳐진 미래포럼이란 점에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토론은 주제에 접근하지 못하고 과거에 어디서 많이 본 여러 토론회의 기시감을 드러냈다.

홍성에서 발전적인 의견이 모아진다면 다른 곳에서도 축산에 대한 희망의 불을 지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컸으나 그 기대를 채우기엔 다소 역부족한 토론이 이어졌다. 그나마 군의회 의원들이 관심을 갖고 주도적으로 이런 문제를 끄집어 낸 점은 가상하고 고무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혹여 내포신도시를 포함한 홍성군 일반의 비판과 관심이 가득 쏠려있는 축산 악취문제와 축산환경개선에 관한 열띤 토론과 방향 제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일반의 기대는 채워지지 못했다. 30대 젊은 축산후계자들의 신선한 현장고발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도 들을 수 없었다.

그나마 주제 발표자들이 풀어놓은 ‘가축분뇨 및 악취관리를 통한 친환경 구현’(안희권 충남대 교수), ‘축산신기술과 국제경쟁력제고’(안기홍 FTA양돈연구소장) 등 논제는 포럼 타이틀에 걸맞았다는 평가다. 홍성축산업의 미래에 도움이 될 아이디어를 이끌어 낼만한 논점을 제시했다는 것.

하지만 막상 토론은 논점이 흐려지고 잡화점식 나열의 축산문제를 도출하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발제자가 제시한 95:5(일반:축산인)같은 화두는 신선했으나 이걸 토론으로 소화해 내지도 못했고 규모화된 축산업자들이 많이 참석하지 않은 것 자체도 이날 포럼의 큰 결격사유로 지적됐다. 대형축주, 축산유통인, 액비업자 사료·동물약품·기자재업자 등 현장 축산인들의 관심이 적었던데 대해 참석자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홍성군과 보령시는 최근에 기업형축산업자들이 속속 민간축사를 인수하는 소위 축산 M&A(인수합병)가 급속히 확산되는 지역으로, 기업이 농민화해 여러 가지 정부 혜택을 받으며 대규모 악취를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포렴에서 내포시민과 홍성군민, 양축농가 간 갈등이 빚어지는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기 때문에 당장 이런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봤으나 막상 이에 대한 의견개진은 별로 없었다. 참석자 중 일부 기업축산 관계자는 관련 발언이 나오지 않자 조용히 중간에 퇴장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길호 홍성군 축산과장이 말한 “공장식 기업형 농장이 문제를 일으킨다”, “외부자본의 유입을 차단해야 하지만 젊은 귀농자들의 축산진출까지 막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350명의 외국인 축산근로자도 관심이다” 정도의 발언이 시선을 끌었다.

방청석 의견도 마찬가지였다. 핵심을 말하지 못하고 에둘러 질질 끄는 바람에 진부한 토론이 됐다. “위기가 기회다”, “축산업은 분명히 큰 산업이고 희망적이다”, “바이오생명공학이 4차산업화의 열쇠다” 등 케케묵은 발언이 이어졌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