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피해 최대…한·미 FTA 재협상시 협상력 발휘해야

미국 트럼프 정부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재협상에 대한 압박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대 피해산업으로 꼽히는 농축산업에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재협상을 펼쳐나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12년 한·미 FTA 체결 당시 농업부문의 분위기는 매우 비관적이 었다. 농산물 최대 수출국인 미국과의 FTA로 인한 피해가 쌀과 쇠고기 등 국내 농축산업에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실제 한·미 FTA 5년차에 접어든 현재 농축산분야이 피해가 극명히 나타나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미국과의 무역수지는 2015년 최고치인 258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지난해도 232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반면 농축산분야 대미 무역수지는 큰 폭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어 타산업에 비해 농축산분야가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의 FTA를 체결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액은 발효전 62억9500만달러에서 이행 5년차인 2016년도 71억8200만달러로 크게 증가했다. 이중 축산물 수입액이 11억5300만달러에서 21억800만달러로 두배 가까이 늘었다. 대미 농축산물 수출액은 3억9900만달러에서 7억1800만달러로 증가했지만 무역수지는 67억8300만달러 적자로 그폭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농축산물 수출액 7억1800만달러 중 가공식품수출이 5억4300만달러로 실질적으로 국내 농축산물과의 연계성은 떨어지는 상황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도 2013년 미국 광우병 발생으로 크게 위축됐었지만 한·미 FTA를 계기로 빠르게 증가, 국내 쇠고기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하면서 국내 축산업을 옥죄고 있다.

정민국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러한 수입증가에 따라 2013년 한우에 대한 FTA피해보전직불제까지 발동됐으며 지금까지 미국산 농축산물 수입영향으로 한우를 비롯해 닭고기, 수수, 감자, 고구마, 대두, 체리, 멜론, 포도, 블루베리 등 다양한 품목에서 피해보전 직불제 발동이 확대됐다”며 “이는 한·미 FTA 발효이후 연차가 경과하면서 그 피해가 더욱 커지고 있는 사실을 반영하는 대목”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와 관련 농축산분야는 한·미 FTA 재협상이 진행될 경우 추가 개방 요구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농축산분야의 피해가 가시화된 만큼 이에 대한 피해를 줄여나갈 수 있도록 재협상에 나설 것을 강력히 주문하고 나섰다.

한민수 (사)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미국 트럼프 정부가 철강과 자동차의 무역적자 부문에 가장 불만을 표시해 한·미 FTA 재협상이 1순위로 언급되고 있는데 이를 방어하기 위해 농업을 또다시 희생시키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며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쇠고기, 낙농품, 돼지고기 등의 TRQ(저율관세할당)와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조건부터 이번 협상에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원 전국한우협회 국장은 “쇠고기만 하더라도 이미 국내 시장 잠식이 심각할 정도여서 국내산 축산물이 설 자리가 없을 정도로 피해가 심각하다”며 “만약 재협상을 하게되면 이미 FTA로 인한 폐해를 실감한 만큼 축산업에 대한 피해를 최대로 줄일 수 있는 협상력을 발휘해야만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