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농약 포도' 없어서 못 팔 정도

▲ 강릉시 품목농업인 포도연구회는 품목아카데미를 통한 이론교육 외에 견학, 현장교육 등도 실시하고 있다.

한 번 이곳에서 재배되는 포도의 맛을 본 소비자라면 다시금 찾아 판매 걱정을 하지 않는 농업인 연구회가 있다. 1998년 농촌진흥청이 품목 육성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한 품목농업인연구회 사업 초기 연구회를 구성해 올해로 20년 째를 맞은 강릉시품목농업인 포도연구회(이하 강릉시 포도연구회). 기후에 맞춘 포도를 선택해 소비자들이 좀 더 맛있는 포도를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강릉시 포도연구회는 매월 월례회의를 통해 앞으로의 더 큰 발전을 꿈꾸고 있다. 강릉시 포도연구회를 찾아 연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노하우에 대해 들어봤다. <편집자 주>

#자체교육에 농업기술센터 교육까지

▲ 강릉시 품목농업인 포도연구회는 품목아카데미를 통한 이론교육 외에 견학, 현장교육 등도 실시하고 있다.

강릉시 포도연구회원들은 월례회의를 통해 논의됐던 부분을 현장에 적용코자 외부강사 교육, 농업기술센터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미 20년 넘게 포도를 재배한 농가가 많지만 소비, 기후 변화에 맞춰 품위가 우수한 포도를 생산코자 매진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경북 김천, 경기 안성 등 포도 주산지를 꾸준히 찾아 재배 시 보완할 점 등도 논의한다. 1년에도 3번 정도의 외부 견학은 필수로 진행하며 농기센터에서는 농가 맞춤형 교육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농기센터에서 운영하는 품목아카데미 교육도 호평이 자자하다.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무농약 재배를 하는 농가도 늘고 있다.(전체 28농가 중 현재 6농가 무농약 재배) 이들 농가들은 연구회원들에게 무농약 전환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

#수확철…직판판매 전물량 소진

강릉시 포도연구회가 재배하는 포도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가 많다. 젊은 주부들은 농장을 직접 찾아 매년 포도를 구매하고 있으며 학교급식으로도 많은 물량이 납품된다. 이는 당도를 높이고자 자체적인 연구를 통해 당도 증진제를 개발하고 체계적인 관리로 높은 품위의 포도를 재배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이외에도 3년 전부터는 강릉의 기후에 최적화됐다고 호평이 자자한 삼배채 포도를 재배하고 있어 맛과 품위가 더욱 향상됐다.

김재헌 강릉시 포도연구회장은 “도매시장이나 타 판로처에 납품할 필요가 없이 직판판매와 학교급식으로 전 물량이 판매된다”며 “수확철에는 농장을 찾는 소비자들로 발 디딜 틈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무농약 포도의 경우 2주면 대부분의 물량이 판매될 정도로 젊은 주부들에게 인기가 많다.

이 같은 인기면 재배면적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있겠지만 가족끼리만 할 수 있을 정도로 재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연구회원들의 생각이다. 고품질의 포도를 수확하려면 관리할 수 있을 정도로만 재배해야 한다는 것이다.

# 품목농업인연구회가 미래다

강릉시 포도연구회원들은 영세소농 구조로는 미래가 없고 품목연구회와 같은 조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조직화를 통해 대외적인 여건 변화에 대응하고 교육, 견학, 회의 등 자체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릉시 포도연구회원들은 매년 10만원 정도를 회비로 납부해 자조금을 운영하고 있다. 수입과일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고 포도의 우수성을 홍보하고자 자체적으로 자조금을 만든 것이다. 회원들은 품목농업인연구회가 있기 때문에 살아남을 길을 모색할 수 있으며 이 같은 품목농업인연구회가 광역으로 구성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 수입과일 반입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광역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비료, 포도박스, 유기제 등의 공동구매를 통해 생산비도 절감된다고 밝혔다.

#[미니인터뷰] 김재헌 강릉시품목농업인 포도연구회장
-기후·소비변화 맞춘 품종선택 필요

“회원들이 한 마음 한 뜻으로 움직이다보니 고품질 포도 생산이 가능하며 품위는 평준화가 됐습니다. 수확 철에 2~3주 만에 대부분의 포도가 팔려 이후에 농장을 찾았다가 구입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소비자들도 많습니다.”

김재헌 강릉시품목농업인 포도연구회장은 고품질의 포도 생산이 가능했던 또 다른 이유는 농업기술센터의 다양한 교육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수입포도가 많아 국내 포도 재배면적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지만 강릉시 포도연구회가 생산하는 포도는 매년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김 회장은 “어느 한 품종만 고수하기 보다는 기후, 소비변화에 맞춰 품종을 선택하고 재배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도전 없이는 침체된 과일 소비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더 이상 영세소농 구조로는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에 품목농업인연구회가 더욱 활성화돼야 한다”며 “주산지 개념 보다는 같은 품목을 재배하는 농업인이라는 생각으로 품목농업인연구회가 광역화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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