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천안 침수피해 심각…농산물 수확 포기

▲ 지난 16일 쏟아진 폭우로 충북 보은군 내북면의 농경지가 급류에 휩쓸려 폐허로 변해 있다. 한 농업인이 진흙을 뒤집어쓴 농작물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

지난 16일 충청, 경북지역에 내린 최고 300mm의 집중호우는 오이, 애호박,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시설하우스를 물바다로 만들었다. 지난 4월부터 지속된 가뭄으로 시름에 젖어있던 농업인들은 이번에는 삽시간에 내려버린 폭우로 올해 농사를 아예 포기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08시 기준 전국의 호우 피해는 벼 4537ha, 채소는 592ha에 달하며 양봉 31ha 전작 30ha, 특작품목 16ha, 과수 3ha 등 대부분의 부류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이 중 청주와 천안지역의 호우 피해는 심각하다. 청주는 벼 3492ha, 채소 407ha, 기타 작목 45ha가 피해를 봤으며, 천안의 피해 면적은 벼 734ha, 채소 153ha, 특작 3ha, 전작 2ha로 두 지역의 피해가 전체 피해면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곽차희 청주시청 주무관은 “청주시 전체 시설하우스 면적의 90%가 침수됐으며 현재 출하중인 애호박과 방울토마토 재배 하우스는 수확을 포기해야 할 지경”이라며 “노지 지역은 물이 다 빠졌으나 습해로 인한 역병, 탄저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곽 주무관은 “이번에 내린 폭우는 기상관측 이래 손에 꼽을 정도로 시민들은 하늘에 구멍이 났다는 말까지 했다”며 “외출했다 돌아와보니 폭우에 집이 없어지는 일도 생겼다”고 한탄했다.

물빠짐이 좋은 포전의 경우 물이 대부분 빠졌지만 습해가 예상되는 만큼 방제도 시급한 상황이다. 가뭄해갈을 기대했던 농업인들은 폭우로 생산량은 줄고 생산비는 늘어나면서 실의에 젖어있다.

상주에서 고랭지배추를 재배하는 한 농업인은 “토사가 배추밭을 뒤덮어 배추 수확을 포기해야 할 지경”이라며 “수확도 못하고 빚만 늘어 후기 농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천안은 오이, 수박의 피해가 심각하다. 여름 작기(취청) 오이를 심은 농가들은 수확을 하지도 못하고 나무를 걷어내야 할 지경이다. 

천안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오이, 수박 시설하우스가 침수되고 콩, 팥, 버섯 등 대부분의 재배 작목이 피해를 입은 상황”이라며 “유실되거나 매몰된 밭을 추산 중이지만 아직까지 통계가 잡히지 않을 정도로 피해 상황은 심각하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