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효율·활성화…생산자 안정적 소득 보장해야
상장예외품목제도 조바심의 '산물'…현실과 괴리

농식품 유통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산지유통, 도매유통, 소매유통의 현실을 직시하고 미래대응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사)한국식품유통학회는 지난 20~21일 충북 단양 대명리조트에서 ‘신정부 농식품 유통정책의 바람직한 방향’을 주제로 2017년도 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하계학술대회는 심포지엄과 여섯 개의 특별 분과로 구성됐다. 하계학술대회의 주요 내용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 신정부의 농식품 유통정책의 방향 - 김병률 한국식품유통학회장(한국농촌경제연구원 부원장)

농산물 유통의 바람직한 지향점은 유통 효율화와 활성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만족감을 주고, 생산자는 제 값을 받음으로써 안정적인 소득을 얻는 것이다. 또한 농산물유통을 수행하는 중간유통인들은 유통활동을 통해 수익(부가가치)을 창출 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같은 의미에서 소비자의 소비만족도를 높이는 유통활동과 기능은 유통비용 절감과 방향성이 다르다. 핵가족, 1인 가구, 맞벌이, 고령화 등 다양한 소비계층은 소비취향에 맞는 농식품을 공급하는 다양한 유통기능을 요구한다. 공산품과 달리 농업인이 판매하는 농산물은 최종소비자가 구매해 소비하는 제품 사이에 전혀 다른 형태와 가치가 있기 때문에 가격의 단순비교가 무의미하다. 이에 따라 농산물 유통비용 절감이라는 유통정책 목표는 삭제돼야 한다.

정부는 국가 차원의 물류효율화를 통한 물류비 절감이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요하기 때문에 중간 유통업자 간 담합 등으로 유통마진을 취하는 불공정행위를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일부 노지채소와 특수 농산물은 몇몇의 산지유통인과 저장업체의 담합에 의한 가격조작과 유통량 조절로 농산물 가격을 일시적으로 폭등시키는 사례도 통제해야 한다.

정부에서 농가 수취가격 보장을 위해 목표가격을 설정해 시장가격과의 차액을 농가에 변동직불금으로 제공해야 한다. 또한 소득을 보장하기 위해 고정직불금을 지불하는 쌀, 계열화 농가의 병아리, 자돈, 사료 등을 공급하고 생산비(사육비)를 토대로 농가 수취가격을 보장해 주는 축산업과 달리 채소, 과일 등 원예농산물은 농가 수취가격 보장과 거리가 먼 품목이다. 특히 시장개방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아 위축일로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 혼돈의 도매시장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 위태석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박사

우리나라 도매시장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제도와 현장 간의 괴리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현장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통계적 데이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객관적인 사례에 근거해 도매유통의 문제점이 밝혀지지 않고 소수의 전문가그룹에 의해 진단되고 처방되기 일쑤이다. 우리나라는 항상 제도가 현장을 리드하려는 조바심 때문에 현실에 맞지 않더라도 당위론적으로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령 상장경매체제가 완전히 정착되기 전에 상장예외품목제도를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상장경매체제 정착을 기치로 내걸었던 공영도매시장체제가 시작된 지 벌써 30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도매시장법인의 수집력 약화를 이유로 상장예외품목제도의 도입 주장이 끊이질 않고 있다.

이 같은 도매시장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도매시장 유통에 대한 비전 제시와 도매시장 종사자에게 요구하는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제시해야 하며 도매시장 종사자의 사회적 기능과 역할 수행을 위한 법체계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도매시장의 장기비전과 실행계획수립이 법제화돼야 하며 정부의 도매시장 유통정책과 비전을 좌표로 각각의 도매시장이 활성화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정부가 지원하는 체계가 요구된다.

# 온라인 마켓의 농산물 직거래 전망과 산지 대응전략 - 김용한 aT유통연구소 교수

지난해 기준 업태별 리테일 판매액 조사결과 전체 385억원 중 연료 및 전문소매점을 제외한 대형마트는 약 53조원, 무점포 소매(온라인 쇼핑)가 52조여원, 슈퍼마켓 38조여원, 백화점 30조여원, 편의점 20조여원 순으로 조사됐다. 편의점과 온라인 판매는 전년 대비 각각 15.5%와 13.3% 성장했다.

내년에는 온라인 쇼핑 판매액이 대형마트를 처음으로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셜커머스 업체들은 자체 물류센터와 냉장시설을 설립하고 로켓배송(쿠팡), 슈퍼배송(티몬), 원더배송(위메프) 등 빠른 직배송 체계를 갖추고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에 따라 온·오프라인의 농식품 시장 경쟁이 당분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최근 11번가, G마켓, 옥션,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의 오픈마켓 업체들도 농산물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의 농산물 유통단계는 산지에서 물류센터로 옮기고 물류센터에서 각 가정으로 배달하는 과정에서 식품이 변질될 우려가 많아 오프라인 상점을 두고 있는 대형마트가 온라인으로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 빠른 배송 체계 구축 등으로 농산물뿐만 아니라 반찬, 음식 등의 서비스가 가능해지면서 농산물 유통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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