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역억제제 없이 안약 처치만…국내 첫 사례

돼지의 각막 이식을 받은 원숭이가 200일 넘게 정상기능을 유지해 국내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농촌진흥청은 건국대병원 윤익진 교수팀과 함께 ‘필리핀 원숭이’에게 바이오 이종이식용 돼지 ‘믿음이’의 각막을 이식한 결과 234일간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시도한 각막이식은 ‘부분층 각막이식’으로 합병증과 거부 반응을 줄일 수 있어 실제로 사람에게 적용해 많이 수술하는 방법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필리핀 원숭이의 오른쪽 눈에 각막을 이식하고 1주일에 한번씩 안약을 투여해도 혼탁없이 투명한 상태를 유지했다.
 

그동안 농진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선 이종이식용 돼지인 ‘지노(2009년)’와 초급성·급성 거부반응을 조절한 ‘믿음이(2010년)’, ‘믿음이’에 급성혈관성 거부반응 억제하는 유전자(CD73)를 추가한 ‘사랑이(2017년)’를 개발해 왔다.
 

2016년 ‘지노’의 각막을 원숭이에 이식했을 때는 90일 동안 정상 기능이 유지됐으나 이번 ‘믿음이’는 정상 유지 기간을 3배 정도 더 늘었다.
 

이에 탄력을 받아 연구진은 올해 5월 ‘믿음이’의 각막을 추가 이식했다. 이 원숭이의 눈은 현재까지 정상적인 기능을 유지하고 있으며 올해 말에는 ‘사랑이’의 각막 이식도 시도할 예정이다.
 

이종이식 간 각막이식 연구는 중국 내에서 2015년 돼지 각막의 임상을 승인하고 사람에게 이식하는 등 시력 이상 환자가 많은 중국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우리나라도 각막 이종이식 연구의 임상 진입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윤익진 건국대 교수는 “이 연구의 가장 큰 의미는 돼지 ‘믿음이’의 각막을 원숭이에게 이식해 인간과 똑같은 최소한의 면역억제제인 안약 처치만으로도 234일 동안 각막이 정상 기능을 유지한 것”이라며 “각막 이식에 적합한 형질전환 돼지 개발이 필요한 시점이 됐다”고 전했다.
 

최유림 농진청 축산생명환경부장은 “이종이식 연구를 활성화하면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돼지 개발, 의료계와의 공동 연구, 이종이식용 돼지 전용 시설 마련 등을 착실히 준비해 왔다”며 “앞으로 국내 바이오이종장기 이식 분야 연구를 지원해 축산업이 미래성장 산업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오는 9월 미국에서 개최되는 ‘제17회 세계이종이식학회’에서 이번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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