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일 강원대학교 동물생명과학대학 교수

문재인 정부 100대과제 중 농업분야에는 ‘지속가능한 농식품 산업 기반 조성’에 환경친화형 농축산업으로 2022년까지 6차산업형 친환경농업지구 100개소 조성 등 친환경·동물복지 농축산업을 확산하며, 특히 깨끗한 축산농장 5000호 조성이 들어 있는 것이 눈에 띈다.

 문재인정부의 환경친화형 농축산업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이미 다양하게 진행되어 일부 분야에서는 착실한 발전을 하고 있다. 문제는 정부와 생산자간, 생산자와 소비자간, 도시와 농촌간 이해도의 거리가 아직도 멀다는 것이다. 각 주체간 거리를 좁히기 위해서는 우선 농축수산업에 대한 본질적인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은 실천적 의지를 갖고 환경친화형 농축산업을 좁게는 생명산업으로 넓게는 국가존립 산업이라는 관점에서 장기간 투자하고 그 과정에서 생산되는 수많은 사례를 발굴해 제시하는 것이다. 환경친화형축산의 추진에는 생산현장의 환경 친화형 농업·농촌 만들기에 더해 국민전체의 이해와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도시와 농촌의 교류, 소비자와 연대하는 활동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축산경영의 경우 다두화·대규모화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가축질병이 발생하면 최근의 구제역 및 AI에서 보듯 축산업계는 물론 사회전반에 엄청난 경제적 손실과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다. 지역주민과 소비자가 환경보전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고 있어 축산관련 환경문제에 대한 정부와 농가차원에서 실현가능한 대안을 장기간에 걸쳐 전개하지 않는다면 지속가능한 축산업은 불가능하며 축산의 존립 자체가 어려운 심각한 상황에 직면 할 수 있다. 축산이 더러움, 악취, 질병 등의 이미지로 고착된다면 후계자나 배우자 부족을 해결하는 데도 커다란 장해요인이 될 것이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환경친화형축산의 실천하기 위해 2005년부터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사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매년 우수 사례를 발굴·표창하고 모범적 사례를 보급·계몽해왔다. 그 결과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 우수목장의 환경은 비약적으로 개선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소비자가 찾아오는 체험이나 힐링의 장소 등 6차산업화 활성화의 가장 모범적 사례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것은 후계자가 돌아오는 목장이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까지 오는데 최소 10여년이 걸렸다. 농업의 본질적 특성인 공간과 시간을 장기간 투자한 축적의 결과이며, 수많은 시행착오와 외부압력 및 장기 지원에 대한 부정적 시각에 대한 인내의 산물이다.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 사례는 타 축종 협회와 농협중앙회의 클린업 축산운동이나 농림축산식품부의 깨끗한 축산환경조성사업의 근간이 되고 있다. 이 운동이 낙농에만 국한되지 않고 타 기관 및 타 축종에까지 파급돼 추진코자 하는 움직임은 아주 다행이나 내용을 보면 이러한 근본적인 해결책의 파급효과를 갖고 있지 않아 보인다. 문재인정부에서 하고자 하는 깨끗한 축산농장 5000호 조성이 농장 주변에 나무나 꽃 심기, 경관조성 정도에 머무르지 않기 바란다. 환경친화형 농축산업의 본질을 이해하고 실천적 의지 갖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

  문재인정부의 깨끗한 축산농장 조성 정책이 성공 할 때 농촌·농업에 가져다주는 기대효과를 다시 한번 강조한다. 첫째는 자연스럽게 6차산업·농촌관광으로 연계되어 농업소득은 물론 농외소득의 효과를 가져 온다. 둘째는 지역내 타산업과 연계되므로 지역 활성화와 지역사회와의 유대를 강화하는 기회가 된다. 셋째는 농촌의 경관을 유지하고 보호하는 기능을 하게 되므로 어메니티가 향상돼 살기 좋은 농촌, 깨끗한 농촌을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넷째는 친환경축산이나 경관보전과 관련한 각종 직불제와도 자연스럽게 연계되므로 소득창출의 효과를 얻게 된다는 것이다.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의 유무형의 축적물이 문재인정부의 환경친화형 농축산업 정책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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