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합사료 가격은 조사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무너져 있다는 것이 사료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규모화된 전업농이 축산업계의 주류가 되면서 사료업체와 일대일로 가격을 결정하는데다 과열된 경쟁으로 사료가격 이외의 부가적 서비스가 조건이 되면서 사료가격은 더욱 의미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렇듯 배합사료 가격의 공시화가 의미 없어진 시점이라지만 국내 도입되는 사료 곡물가격과 국내 배합사료 가격의 추이는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곡물가격이 떨어진 만큼 배합사료 가격도 떨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곡물가격이 오른다면 배합사료 가격도 올라갈까. 사료업체들의 현 시점의 가격정책과 향후 축산업계의 방향을 알아본다.

  <上> 심상치 않은 국제곡물가격
  <下> 불안함 가중되는 사료업계

# 경쟁 과열, 사료가격 의미없어
 

사료업체들은 현장에서의 사료가격은 의미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가격정책 자체가 없어진 상황으로 농가와 업체간 일대일로 가격을 책정하고 매달 가격을 설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료업체의 한 양돈 PM은 “공시된 가격 자체가 의미가 없고 농가를 방문해 일대일로 매달 가격을 설정하고 있기 때문에 ‘배합사료 가격은 가격이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과거에는 곡물가격에 따라 가격을 인하하거나 인상하고 이를 발표하는 등 공식적인 가격 정책이 있었지만 지금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업체들은 과열된 경쟁으로 배합사료에서 가격은 더 이상 농가들이 사료를 선택하는 기준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공통적으로 말했다.
 

때문에 저곡가 시대에는 사료업체들이 가격인하와 서비스 부가 정책으로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곡물가격이 올라가면 속수무책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사료업체의 한 관계자는 “곡물가격이 올랐을 때의 대책은 아예 없다”며 “속수무책이라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눈앞의 경쟁에만 골몰하기에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저곡가 시대, 농가 경쟁력 갖출 적기
 

이같은 저곡가, 고돈가 시대는 농가들이 경쟁력을 갖출 최대 적기라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낮은 곡물가격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지만 생산비가 낮춰진 상태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기임에는 분명하기 때문에 지금 농가의 체질개선과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한 선행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축산현장에서 경험이 많은 한 축산컨설턴트는 “수익이 높은 때 미래를 위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시설개선이나 생산성을 올리기 위한 기술투자를 과감히 시행해야 한다”고 권유했다.
 

사료의 질이나 사료가격에 의존해 생산성을 높이는 것 보다는 사료 외적인 부분에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축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축산농가들이 저곡가에 기댄 단순한 수익 확대가 아닌  위기관리를 통해 살아남는 구조가 돼야 한다”며 “사료업체들도 고돈가, 저곡가 시대에 안주할 것이 아니라 체질 개선을 통해 가격의 재 기능을 살리는 선행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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