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자 한국소비자교육원장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시 백악관 만찬의 주 메뉴는 허브로 조미한 캐롤라이나산 황금米(미) 비빔밥이었다. 이는 트럼프 미 대통령이 주재한 만찬이라 우리 대통령을 그만큼 예우하는 듯해 인상 깊었고 매력있는 푸드아트라 다시 한번 눈길을 끝었다.

그리고 음식의 주재료를 보고 무릎을 쳤다. 문 대통령의 비빔밥에는 주식이 쌀인 한국 시장에 캐롤라이나 황금미를 소개하는 미국의 섬세한 마케팅이 숨겨져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황금미는 한국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켜 이미지를 제고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한국 대통령의 만찬에 올라온 황금미는 곧 머지않아 어떻게든 한국 시장 진출을 꾀할 듯  싶다. 미국, 유럽 등 강국의 특징은 농업도 선진적으로 발전돼 있다는 점이다. 그들의 농업은 기존에 우리가 말하던 ‘땅 파먹는 농업’을 벗어난 지 오래다.

그들의 산업 운영을 보면 ‘6차 산업’의 틀이 짜여 있다. 1차 산업으로 원료를 생산하고 농가공으로 2차 산업을 영위한다. 곡물로 고급 위스키나 맥주를 만들고, 포도로 와인과 발사믹 식초를 만든다. 최고의 명품을 만들어 비싼 가격으로 파는 것이다. 치즈, 햄, 소시지, 하몽, 요거트 등으로 가공해 부가가치를 높여 판다. 이들 가공공장은 농업인들이 전문가적 솜씨를 가지고 운영해 나간다. 그리고 와이너리와 가공공장들은 소비자들의 관광지와 매장으로 3차 산업장이 된다. 우리는 다 6차 산업으로서의 농업 시스템을 잘 안다.

그러나 우리 농업은 아직 2차 산업인 농가공 생산이 약하다. 손 쉬운 식료품마저도 상업자본에게 주도권을 빼앗긴 형상이다. 농가공 공장이 영세하다. 기술력이 100년된 농공장도 찾아보기 힘들다.

농업은 공감 가는 표어나 단기 정책 지원으로 수 년내에 이룩할 수 있는 산업이 아니다. 5000년을 땅을 일궈 살았듯이 오랜 세월 가꾸며 신농업으로 이끌어나가야 할 산업이 바로 농업이다. 긴 호흡으로 선진 노하우를 축적해 가며 기술력 경지를 최고로 끌어 올려야 할 산업이다. 상업 방식 사고론 불가능하다. 우리는 50년만에 산업화에 성공한 저력있는 민족이다. 우리 앞으로 이처럼 50년 내 농업 선진국 진입이 가능할까? 혹은 단기적 처방으로 선진 농업 세우기가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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