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업계에서는 중요한 수치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원유생산량 추이고 다른 하나는 기준원유량 거래가격, 즉 쿼터값이다.

고기를 판매하는 육우산업이 있기는 하지만 원유를 짜서 결정된 가격으로 매일 납유를 하는 낙농산업은 사실 시장의 원리와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매일 가격이 결정되는 기타 축산업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

때문에 낙농산업에서는 쿼터값, 즉 생산권리와 관련된 가격추이가 낙농업계의 동향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된다. 그 쿼터값이 최근 몇 달째 계속 오름세를 보였다. 특히 낙농진흥회의 쿼터값은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올라 ℓ당 54만2000원을 기록했다. 쿼터값이 기록된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보인 것이다.

보통 쿼터값은 낙농가들의 생산의지를 그대로 반영한다. 원유생산량이 늘어나고 소비가 줄면 쿼터값은 오르기 마련이다. 기준원유량을 초과하는 원유에 대해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는 최근의 낙농제도하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때문에 쿼터 초과원유대가 100원대로 내려간 이후 쿼터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실제로 2014년 1월 ℓ당 18만8000원이었던 쿼터값은 그해 말인 12월 39만5000원으로 1년사이 2배 이상 올랐고 이후 40만원대를 유지 최근에는 50만원대를 호가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현재의 쿼터값은 단순한 수급원리로 오른다고 보기에는 추이가 심상치 않다. 낙농제도의 불확실성, 이렇다 할 원유 소비책이 없는 상황에서 쿼터값의 기이한 오름세는 낙농가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낙농 생산기반을 공고히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낙농정책과 원유수급을 안정화 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소비대책 마련이 고삐풀린 쿼터값을 잡을 수 있는 유일한 해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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