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 입식 수요 과열로 인한 송아지 가격 상승세와 도매가격 하락 등으로 한우농가 순수익이 악화되고 있다. 여기에 쇠고기 수입량은 빠르게 늘어나고 한우 사육마릿수도 증가하고 있어 향후 한우농가의 수익도 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따라서 농가 생산비 절감을 위한 우수한 송아지 보급, 품질 고급화 등 한우농가의 수익성 개선에 대한 실마리를 찾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로부터 한우농가의 소득을 끌어올릴 수 있는 농가의 자체적인 노력과 더불어 관련 협회, 정부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다.

-(상) 지난해 대비 최대 ‘96만원’ 하락
-(중) 한우농가, 체질개선이 시급하다
-(하) 전문가에게 듣는 한우농가 수익 극대화 방안

#정경수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안정적 생산비 유지…송아지 번식 공공목장 구축 필요"

올해 상반기에 송아지 입식수요가 과열되면서 송아지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다가 6월에 351.1만원으로(6~7개월령 암·수 평균) 정점을 찍고 하락하면서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한우 사육마릿수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공급과잉이 우려되고 있다. 쇠고기 수입량은 빠르게 증가하면서 한우고기 수요를 위협하고 있어 많은 전문가들은 향후 한우비육농가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우농가의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킬 수 있는 방법이나 정책이 무엇인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처방은 정책수립도 어렵거니와 실효성에도 의문이 든다. 당장 한우농가의 수익성이 떨어져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정책을 논할 시점에는 이미 정책의 적절한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가 많아 대안의 선택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시장변화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중요한 이유이다.

현재 송아지가격이 높은 수준이라면 30개월 정도 후에 한우를 출하할 때는 손해를 볼 수도 있다. 따라서 한우비육농가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아진 송아지 입식을 줄이고 향후 한우 출하를 줄여서 한우가격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쇠고기 수입이 없는 폐쇄경제 하에서나 생각해 볼 수 있는 안일한 대안일 것이다. 현재처럼 수입 쇠고기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멀지 않은 미래에 수입관세가 폐지될 시점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는 앞으로도 한우고기 가격이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때문에 송아지가격이 여전히 높거나 불안정할 경우 한우비육농가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것이 자명하다.

한우비육농가들의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인위적인 수급조절을 통해 시장의 가격을 통제하려 힘쓰기 보다는 가격폭락 시에 충격을 완화하고 농가들이 시장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수입보장보험의 시행을 앞당겨야 한다. 육우 선진국들은 예외 없이 별도의 수급조절정책 없이 농가소득안정에 집중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한우 생산비를 절감해야만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 생산비 절감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우수한 형질로 개량된 송아지를 경쟁력 있는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번식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지만, 현재에는 번식농가들이 대거 산업에서 퇴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 못하다. 소규모 한우농가는 자가노동에 대한 기회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아 강소농(경쟁력이 강한 소규모 농가)으로서의 장점들을 갖는다. 이런 소규모 번식농가들의 퇴출이 증가하면서 비육농가들의 일관사육이 급증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양질의 송아지 생산에 여러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으며 비육농가들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번식농가들의 쇠퇴는 한우산업의 큰 위기를 자초하는 중차대한 문제이므로 송아지가격안정제가 실질적으로 효과를 내도록 부활시켜서 번식농가의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하고 우수한 송아지를 생산하도록 독려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낮은 가격에 우수한 형질로 개량된 송아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송아지 번식 및 육성에 전문적인 공공목장 등 대규모 송아지 생산기반을 구축하도록 정책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김진년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연구원-"한우산업 경쟁력 강화 위한 각종 정책 뒷받침 돼야"

지난해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한우 가격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8월(1∼16일) 기준 한우 1등급 평균 도매가격도 전년보다 8.1% 하락하는 등 아직까지 작년 가격 수준으로 회복하지는 못했다.

한편 지난 5월 통계청에서는 2016년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한우비육우 경영비와 생산비는 100kg 당 86만6000원, 99만6000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7.1%, 5.6% 증가했다. 한우 가격은 하락했음에도 소를 키우는데 드는 비용은 전년보다 증가한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한육우 관측보를 통해 한우 비육 농가의 소득이 전년보다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2016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소득을 추정했기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농가의 경영비가 매년 증가하는 것을 고려하면 농가 소득은 추정치보다 더 감소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농가 소득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는 많은 선택지가 존재하지는 않는다. 많은 사람들이 경영비를 절감하면 농가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경영비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가축비의 절감이 있다. 미래 수익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송아지 가격은 올해 들어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농가의 부담으로 다가와 한우 가격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고스란히 농가 소득 감소로 이어지게 돼있다. 비싸게 송아지를 구입하면 그 만큼 농가의 비용이 증가하는 것이기에 과열된 입식 경쟁은 자제해야 할 것이다.

다른 방법은 품질의 고급화이다. 올해 7월 기준 한우 1등급 이상 출현율은 72.1%이며, 1등급만을 살펴보면 28.6%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농가에서는 1등급 이상을 받을수록 소득이 증가한다. 지금보다 1등급 이상 출현율을 높이되, 그 중에서도 1+이상 등급 출현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농가의 소득은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배합사료 가격 절감 유도, 조사료 자급 확대, 우량 송아지 생산?공급 확대 등 한우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각종 정책이 뒷받침된다면 농가 소득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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