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점희 청주시체리연구회장
체리 '수입'이라는 인식 홍보 부족 증거…
친환경재배로 신뢰쌓아 국산 농산물 소비확대를

“농업인 스스로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 시기입니다. 영세소농구조로는 물밀 듯이 반입되는 수입농산물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또한 소비자 관점에서 농산물을 재배하고 포장, 출하해야 합니다.”

윤점희 청주시체리연구회장은 인구 구조의 변화, 수입농산물 반입 등으로 국내산 농산물 소비가 감소되고 있다며 예전의 생각, 마음가짐으로는 더 이상 농사를 짓기 어렵다고 입을 열었다.

농협에서 퇴직한 후 2000년부터 배 농사를 짓기 시작한 그는 “당시에는 배 소비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수입과일 반입도 적어 수취가격이 높았지만 2010년경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수입과일의 영향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한 해도 있었다”며 “소비자들이 배를 제수용 과일이라고 생각해 평상시 소비가 없어 농지 일부에 체리를 심게 됐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이 크기가 작은 과일을 선호해 중·소과 신품종도 개발, 보급했지만 배는 명절에만 먹는 과일이라는 인식이 강해 평상시에는 소비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체리를 식재하고 2년 전부터 수확을 하게 됐지만 적당한 판로를 찾지 못해 수확기 체험농장을 열게 됐습니다. 주변에 몇 몇 농가가 체리를 재배하고 있었는데 비슷한 고충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체리연구회를 결성하자고 제안했죠. 2015년 체리연구회가 설립됐고 지금은 체험농장 외에 학교급식, 가공부분까지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생체리 판매 외에도 향후 물량 과잉으로 소비가 위축될 것을 예상해 가공부분까지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체리는 다 수입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국내산 체리에 대한 홍보가 부족하다는 거죠. 수입체리는 우리나라로 반입되기 전 약품 처리를 해 구입한 지 한 달이 지나도 썩지 않습니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체리연구회의 체리는 내 아이들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재배합니다. GAP(우수농산물인증)도 준비하고 있으며 친환경 재배 등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미 청주 인근에서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체리라고 소문이나 수확철이 되면 어린이부터 학생, 어른에 이르기까지 체험 신청이 줄을 잇는다. 체험객들은 아름다운 체리색깔에 한번 놀라고, 맛에 또 한 번 놀란다.

“본인의 농산물이 최고라는 생각만으로 농사를 짓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소비자들의 니즈(needs, 욕구)를 지속적으로 살피고 입맛에 맞춘 농산물을 재배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갈수록 농업여건은 어려워지고 있지만 아이들이 어렸을 적부터 국내산 농산물을 섭취하고 그 우수성과 중요성을 깨닫는다면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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