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에 이어 닭고기 소비도 주춤…선의의 피해 없어야

살충제 계란 파동이 지속되면서 계란 소비에 직격탄을 맞았다. 마트에선 정부에서 발급한 살충제 성분 미검출 계란에 대한 ‘시험·검사성적 결과 증명서’를 내걸고 안전한 계란 홍보에 나서고 있지만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특히 살충제가 검출된 농장의 계란이 폐기처분되면서 전체 공급물량 가운데 4.3% 가량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계란 산지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이는 소비가 급감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지난 18일 계란 산지가격은 개당 왕란이 174원, 특란이 164원, 대란이 147원, 중란이 131원, 소란이 123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8일 왕란 182원, 특란 174원, 대란 164원에서 지난 11일 왕란 194원, 특란 184원, 대란 169원 등으로 상승세를 기록하던 산지 계란가격이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왕란·특란 가격이 20원, 대란이 22원, 중란·소란이 25원씩 하락한 것이다.

이와 함께 계란 소비자 가격도 내림세로 전환됐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계란 소비자가격이 특란 중품 30개 기준 지난 11일 7592원, 14일 7595원으로 상승하다 18일 7358원으로 꺾였다.

이와 관련 강종성 한국계란유통협회장은 “현재 계란 거래물량은 평소 거래량의 1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판매처에서도 유통상인들에게 멀쩡한 계란도 환불을 요구해 창고에 계란이 쌓여가고 있어 품질의 하락까지 우려되는 상황”고 말했다.

경기도의 한 산란계 농가도 “우리 농장은 다른 곳과 달리 비교적 빠르게 유통이 허용됐지만 계란 소비가 눈에 띄게 줄어들어 농장에서 계란을 빼내기도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같은 소비위축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계란은 대체 식품이 없어 추석을 기점으로 다시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지만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김재홍 양계협회 국장은 “검사 결과 안전한 계란은 유통되고 있지만 이번 사태로 계란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하락해 소비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며 “계란 산지가격은 당분간 약보합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는 공모전 등을 통한 계란 인식개선 사업과 유통되고 있는 계란의 안전성에 대한 언론홍보를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안영기 계란자조금관리위원장은 “지난 AI(조류인플루엔자) 여파로 올해 농가에서 도계장으로 출하되는 산란성계 수량이 적어 현재 거출액은 지난해 거출액인 16억원 대비 27% 수준에 그치는 등 사업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기타 지원금으로 AI가 발생하지 않은 농가들을 대상으로 추가지원금을 받아 계란소비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살충제 계란 사태로 닭고기업계도 고충을 겪고 있다. 계란에서 살충제가 검출됨에 따라 같은 가금산물인 닭고기의 소비심리도 함께 주춤하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육계 산지시세는 보합세를 유지하다 현재 kg당 대닭은 1200원, 중닭 1300원, 소닭 1400원으로 생산비 이하로 형성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육계협회 관계자는 “육계는 30일 내외의 짧은 기간 사육된 후 동시 출하가 이뤄져 축사를 청소하는 데 유리하고, 케이지가 아닌 평사에서 사육되므로 육계에서는 닭진드기가 발생하지 않아 살충제로부터 자유롭다”면서 “협회의 적극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닭고기를 멀리 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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