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살충제계란 파동으로 수많은 산란계 농장에서 닭 진드기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는 곧 과연 닭 진드기는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닭 진드기를 발견한 뒤 치료를 하는 것보다는 눈에 띄기 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上> 닭 진드기,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下> 닭 진드기 방제 우수 농가사례

# 국내 산란계 농장 ‘94%’ 감염

사실 닭 진드기로 인한 피해는 비단 우리나라만 겪고 있는 게 아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가장 큰 피해를 주는 외부기생충이다. 산란계 사육마릿수 가운데 독일은 94%, 스페인은 90%, 네덜란드는 94% 가량이 닭진드기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국내 120개 농장 가운데 94%가 닭 진드기 감염 문제를 갖고 있어 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닭 진드기는 생존력이 끈질겨 56℃ 이상이나 -20℃가 돼야 사멸하며, 5℃ 환경에서는 비흡혈시에도 9개월간 살아남는다. 또한 야행성으로 어둡고 습한 환경을 좋아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이러한 닭 진드기는 닭의 빈혈과 닭에게 가려움, 불안, 불면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야기한다. 또 산란율을 최대 20%까지 저하시키고 계란의 품질까지 하락시킨다. 특히 닭 진드기 감염 농가의 20%는 가금티푸스, 18%는 대장균증을 동반해 나타나고 있어 그 피해가 커지고 있다.

# ‘치료’보다는 ‘예방’을

농장의 골칫거리인 닭 진드기의 방제방법은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 농약이나 식물추출물을 통한 화학적 방법, 규조토 또는 실리카·열·청소를 이용한 물리적 방법, 천적·간헐점등·장내 미생물을 이용하는 생물학적 방법으로 구분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법들을 효율적으로 함께 사용하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료보다는 예방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산란계 농장의 경우 대부분 치료식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닭 진드기가 발견된 이후 처지가 이뤄지기 때문에 예방적 관리보다 닭의 생산성 저하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며, 투약비용과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된다. 또한 많은 양을 투약하다 보니 약제 내성과 잔류위험도 더 커진다.

우선 닭 진드기 예방을 위해선 닭이 출하된 직후 청소와 소독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닭이 출하된 후 시간이 경과하면 먹이가 없어진 닭 진드기들이 케이지 틈으로 자취를 감추기 때문이다.

이후 규조토, 실리카 등을 통해 케이지를 코팅한 뒤 닭을 다시 넣게 되면 진드기 감염수준이 높아지는 것을 지연시키는 효과가 있다.

특히 닭 입식 이후 농장주의 지속적인 닭 진드기 모니터링이 매우 중요하다. 진드기는 위로 올라가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시설의 아래보다는 윗부분, 뒤보다는 앞부분을 살펴보는 것이 좋다. 또한 1달에 한번씩 계사 내의 먼지를 모아 밀폐된 상자나 봉지 안에 담아둔 뒤 위로 올라오는 진드기의 수를 관찰하면서 진드기 감염 수준을 확인하면 이에 따른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윤종웅 가금수의사회장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계사를 깨끗하게 청소하는 것”이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가능한 빨리 조치를 취한다면 닭 진드기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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