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석회 살포로 외부기생충 말끔히 해결했죠"

닭 진드기는 닭에게 빈혈과 스트레스를 야기해 산란율을 최대 20%까지 떨어뜨린다. 뿐만 아니라 가금티푸스 발생의 원인체로도 작용한다. 농장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주범인 것이다.

그러나 농장의 골칫거리인 닭 진드기를 퇴치키 위한 특별한 지원도, 제대로 된 방법도 제공되지 않아 농장주들은 효과가 좋다는 약을 쫓다 허가되지 않은 ‘불법’ 살충제에 까지 손을 뻗는 처지에 내몰리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닭 진드기 퇴치에 성공한 농장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자신만의 닭 진드기 퇴치 비법을 찾아 병충해 없는 농장을 꾸리고 있는 이춘겸 풍년종계장 대표를 찾아 그 노하우는 들었다.

<上> 닭 진드기,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下> 닭 진드기 방제 우수 농가사례

▲ 전북 남원에서 종계장을 운영하는 이춘겸 풍년종계장 대표는 살충제 대신 생석회를 살포해 닭 진드기 퇴치에 성공했다.<사진은 기사와 무관>

■ 생석회 살포로 닭 진드기 퇴치 - 이춘겸 풍년종계장 대표
전북 남원시 소재 풍년종계장은 끊임없는 투자와 관심으로 닭 진드기를 이겨낸 우수 농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계사관리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투자가 그 비결이라고 이춘겸 대표는 강조한다.

이 대표도 닭을 키우기 시작한 초창기 닭 진드기로 인한 극심한 피해를 겪었다. 종계의 산란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양계장 벽면에 곰팡이가 피어 있는 것처럼 닭 진드기가 계사 내 심하게 번졌다. 이후 닭 진드기를 퇴치하기 위해 이 대표는 닭 진드기에 효과가 좋다는 약을 구입하고, 경과를 면밀히 살폈으나 실패하기 일쑤였다.

“닭 진드기가 심할 경우에는 양계장에 들어갔다 오면 온몸이 극심하게 가려워 병원을 찾아야 할 정도였습니다. 동물병원에 처방을 받아 여러번에 걸쳐 약을 뿌리고 종계 한마리, 한마리 목욕을 시켜가며 닭 진드기 퇴치를 위해 애를 썼지만 완벽하게 잡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중 견학 차 방분했던 한 일본의 양계농장에서 진드기 퇴치 비법을 찾게 됐다. 계사에 생석회를 도포해 외부 기생충과 바이러스뿐 아니라 세균까지 없앨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국내에 들어와 바로 실천에 돌입했다. 축산 기자재 수입업체를 찾아가 생석회 뿌리는 기계를 만들기 시작하고, 필요한 부품은 직접 구입해 조립까지 했다.

생석회 살포기를 직접 제작한 이 대표는 물 70~80리터에 분말생석회 1포를 희석해 닭을 출하한 뒤 비어있는 양계장에 살포했다. 계사를 비울 때마다 생석회를 살포하자 닭 진드기뿐만 아니라 극성이던 딱정벌레마저도 완전히 없어졌다.

이 대표는 혼자의 힘으로 닭 진드기를 퇴치에 성공했지만 농장 자체적으로 닭 진드기를 극복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강조한다. 모든 농장에서 이 대표처럼 생석회 살포기를 적접 만들 수 있는 환경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지자체나 농협에서 닭 진드기 퇴치에 더욱 관심을 가져 생석회 살포기를 무상 임대하는 등의 지원이 활성화돼 모든 농장들이 닭 진드기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문가가 전하는 닭 진드기 퇴치 요령> 김용란 연암대학교 겸임교수
와구모(닭 진드기)는 외부기생충으로 주로 밤이나 흐리고 어두운 날에 닭, 오리, 관상조류 등 조류 체표면에 붙여 흡혈한다. 낮에는 계사의 틈, 그늘에서 쉬고 있어 발견키 어렵고 폭발적인 증식속도를 갖고 있다.

주로 닭에게 빈혈 및 실혈을 일으키고 증체 둔화와 산란율을 감소시키며 사망에 이르기까지 한다. 그러나 영하 20℃ 이하의 온도에서도 생존이 가능하고 흡혈을 하지 않고도 5℃에서 9개월까지 생존할 수 있을 뿐만아니라 구충을 위해 사용했던 약제에 대한 내성을 갖고 있어 방제가 힘들다.

닭 진드기 방제를 위해선 계사의 경우 상대습도 70~90%에서 자라기 때문에 특히 여름철에는 계사내 상대습도를 40% 이하로 낮춰야한다. 이에 계사내 제습기 설치가 중요하다.

닭 진드기는 곤충이 아닌 거미과 생물이므로 살충제보다는 살비제를 이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현재 국내 농장에서 사용하는 약제로 주로 유기인계열(DDVP), 카바메이트계열과 칼답 등이 자주 이용되고 있다. 계사 사용시 반드시 사축이 없을 때 살포해야 하며, 일정기간 계사를 비워줘야 한다. 이때 현재 농장의 진드기가 어느 약제에 감수성이 있는지, 약효가 잘 듣는지, 어떤 농도로 사용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식물 추출물 및 오일 성분 활용 방제도 있다. 마늘성분, 님오일 성분 등의 오일제품이 현재 개발돼 있으며, 저밀도의 감염에 효능이 있다. 다만 제품의 품질을 보증키 어렵고 효능이 때에 따라 다른게 나오는 단점이 있다.

물리적으로 심야 소등시간 중에 40분 점등, 20분 소등하는 간헐점등으로 야행성인 진드기의 활동을 제한해 증식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닭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규조토, 실리카 등 천연물질을 이용해 물리적으로 진드기의 표면에 손상을 입히는 방식이 내성이 없고 친환경적이다. 이미 유럽과 중동국가 등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방제프로그램이다. 이밖에 자연천적이나 곤충 서식 곰팡이, 서충 등을 이용한 생물학적 방법이 있으나 이는 진드기 밀도가 낮을 때나 사용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계사내에 닭 진드기의 이동경로에 트랩을 횃대에 설치하는 방법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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