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수준 예산 편성…농어업 홀대 대물림
질병·청탁금지법 여파 등
투자없인 해결책도 없어
특단대책 마련해야

농식품분야 예산이 또 다시 역대 최저수준으로 편성되면서 농축산업계의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게 나오고 있다.

농축산업계는 긴 가뭄과 AI(조류인플루엔자), 살충제 계란사태, 청탁금지법 여파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인데 최저 수준의 예산편성이 말이 되느냐며 “더 이상의 농업 홀대는 없어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내년도 예산 및 기금안 규모는 전년대비 0.04% 증액된 14조 4940억원이다. 금액으로는 고작 53억원 늘어난 것이다. 분야별로는 농업·농촌 분야 13조3770억원, 식품 분야 6739억원, 기타 분야 4431억원으로 편성했다.

이 예산안은 새정부 국정과제를 중심으로 쌀값 하락, 가축질병 발생, 식품안전 불안, 재해 등 농정 현안 해결과 청년 후계인력 확보와 일자리 창출, 농가 소득안정, 안정적 먹거리 공급체계 구축 등에 집중 투자될 예정이다. 

해양수산부의 수산정책예산도 마찬가지이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내년도 세출예산안과 기금지출계획안을 합한 총 지출규모는 4조9463억원으로 전년대비 300억원(0.6%) 줄었다.

부분별로 살펴보면 수산·어촌 부문 예산 2조1235억원으로 전년대비 겨우 27억원(0.1%)  증가했으며, 교통·물류부문이 전년대비 2.0% 가량 감소한 2조3869억원, 해양환경부문이 5.8% 증가한 2402억원, 과학기술부문이 1.1% 증가한 1937억원, R&D(연구개발)부문이 3.5% 증가한 6140억원 등으로 편성됐다.

이같은 농수산식품분야 예산은 내년도 국가 전체 예산안이 올해보다 7%늘어난 것을 감안할 때 턱없이 부족할 뿐 아니라 신규사업 추진 예산을 감안하면 상당수의 사업 예산은 사실상 대폭 삭감된 셈이다.

안중각 농축산연합회 사무총장은 “올해 대선을 치르면서 농업계에서는 많은 기대를 걸었는데 이렇게 농업을 홀대해서 되겠느냐”며 “긴 가뭄, 우박, 집중호우, AI, 살충제 계란, 청탁금지법 등의 여파로 농업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에서 예산마저 이런 식이면 격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민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도 “대통령이 직접 가축질병, 동물복지 등 축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라고 했지만 투자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현주소”라며 “농업은 먹고 사는 문제이자 식량주권 문제인데 예산도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 역시 “슈퍼 예산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정작 농업예산은 상대적으로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라며 “몇 몇 사업 예산을 제외하고는 새롭거나 늘어난 예산이 없다는 점은 심각한 것으로 농업계가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는 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비판했다.

임정수 한국수산업경영인중앙연합회 사무총장은 “국가전체 예산이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했는데 수산·어촌 부문 예산은 고작 27억원이 늘어나는데 그쳤다”며 “수산업계는 어선노후화와 어업인의 고령화, 수산자원 고갈 등으로 신음하고 있는 만큼 국회 심의과정에서 수산업의 경쟁력 강화와 어업인 복지 확대 등을 위한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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