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곡유통…햅쌀가격 인상 가로막아 격리시급

철원 등 지역에서 극조생종 벼 수확이 이뤄지고 있는 등 본격적인 수확기를 앞두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지난해산 쌀이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구곡 유통이 올해산 햅쌀 가격 인상의 발목을 잡고 있는 만큼 조속한 시장격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농업계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확기 전에 구곡을 수매해 격리하겠다는 농림축산식품부의 계획이 기획재정부의 반대로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농업계에서는 국정책임자가 농업을 직접 챙겨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 신곡 발목 잡는 구곡 격리 서둘러야 

올해산 극조생종 벼 수매가격은 40kg 기준 지난해와 비슷한 3만~4만원대로 전해지고 있다. 수확기를 앞두고 가격이 올라야 하지만 시중에 지난해산 구곡이 유통되면서 가격이 오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에서 구곡을 조속히 수매함은 물론 올해산 신곡의 초과수요분에 대한 시장격리를 확대해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신호’를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어 가격 반등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민수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정책조정실장은 “똑같은 브랜드쌀이 마트에서 2016년산과 2017년산이 동시에 판매되고 있다”며 “낮은 가격의 구곡이 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데 올해산 쌀값이 오를 수가 있겠느냐”고 구곡의 조속한 시장격리 필요성을 피력했다.

# 강력한 정부 의지 밝히는 게 ‘우선’ 

이를 위해 농업인단체들은 쌀값 안정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 대선과 김영록 농식품부장관의 취임 등을 거치며 구곡수매를 통한 쌀값 안정 약속이 여러 차례 있었고, 이에 대한 농업계의 기대가 높았지만 ‘공약(空約)’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농업인단체들은 정부에 대한 기대가 실망과 농정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조속한 구곡의 시장격리와 신곡 초과수요분의 시장격리 확대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정부에서 쌀값을 안정시킬 것’이라는 확실한 신호를 시장에 보내야 한다는 것이다.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수 차례 구곡 시장격리와 신곡 수매 확대 약속이 있었지만 지켜지지 않아 실망이 크다”며 “구곡 수매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농업예산을 비롯한 농업 현안에 대해 국정 책임자들이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결과”라고 꼬집었다.

김광섭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도 “정부의 확고부동한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며 “구곡의 조속한 수매가 이뤄질 것이고, 신곡 수매량도 확대될 것이라는 발표가 이뤄져야 시장이나 RPC(미곡종합처리장)에서 가격이 반등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농, 전국쌀생산자협회, 한농연, 쌀전업농, 농협RPC협의회, 민간RPC협의회(농업인단체, RPC 가나다순)는 지난 4일 성명서를 통해 2016년산 구곡의 신속한 시장격리와 2017년산 신곡 수요 초과량 격리 확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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