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낙농육우협회의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의 심사가 한창이다. 민간주도의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은 올해로 13년째를 맞는 낙육협의 대표적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가 시작한 깨끗한 축산농장 사업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깨끗한 목장 가꾸기 운동은 농가 스스로가 목장의 롤모델을 선정하고 이를 위해 주도적으로 노력한다는 점에서 타의 모범이 돼 왔다. 가을을 맞아 전국의 목장들을 다니고 심사를 하는 위원들과 동행 취재를 하며 새삼 이 운동의 위대함과 목장의 현실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관련 학계, 목장 컨설턴트, 수의분야, 소비자 등 초호화 전문가 군단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은 직접 전국의 목장을 돌면서 목장의 구석구석을 심사하게 된다. 목장 미화나 환경, 오로지 깨끗한 것만을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세정수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축사 바닥을 어떻게 관리해 젖소들의 건강상태가 어떤지 등을 전문가들이 세심하게 심사한다.

올해는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성경일 강원대교수의 의미심장한 발언으로 목장의 미래를 고민하게 했다.

성 위원장은 “전문가들이 한국 목장의 현실을 알고 컨설팅 개념으로 심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살충제 계란 문제에서 보듯 이제는 소비자 접점에서 깨끗한 목장의 미래를 고민해야 한다”며 “심사위원에 소비자를 한 분 더 모시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소비자들은 축산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젖소 몸에 똥이 조금이라도 묻어 있는 것을 지적하곤 한다. 젖소의 생리상 바닥이 적당히 질어야 우체가 건강할 수 있고 그 과정에서 축분은 묻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들을 고려해서 전문가들이 심사를 해 왔지만 이제는 시대가 달라지고 있고 까다로운, 보기에 따라서는 축산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소비자들도 용납할 수 있는 깨끗한 목장의 시대가 와야 한다는 것이다. 생물을 키우는 목장이 그림에 나오는 목장처럼 깨끗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 축산인들도 소비자가 왕인 ‘소비자의 시대’에 대한 고민이 적극적으로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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