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유채향 가득~ 살아 숨 쉬는 농장으로
원물 판매로는 한계…교육·문화·체험 프로그램 연구하며 농업현장 도전

25살의 어린나이에 할아버지, 아버지의 대를 이어 젊은 농사꾼으로 메밀과 유채를 재배하고 있는 최솔잎 메밀꽃유채향 이사. 어렸을 적 힘들게 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보며 어른이 되면 절대로 농업에 종사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그 이지만 이제는 당당히 한국농업의 미래주역으로 앞장서 나가고 있다. 아버지가 작목을 전환해 메밀 농사를 짓기 시작했을 때부터 힘들고, 돈도 벌지 못하고, 매력이 없는 직업이라고 생각했던 기존의 생각이 바뀌었다는 최 이사. 그는 메밀꽃유채향을 농업과 교육, 체험,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농장으로 만들기 위해 누구보다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최 이사가 꿈꾸는 농업과 메밀꽃유채향에 대해 들어봤다.

#고등학교 때 바뀐 운명

최 이사의 어릴 적 꿈은 대학교에서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해 기자가 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했고 고2때까지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고2때 아버지가 기존에 재배하던 배추, 대파, 벼 등을 메밀로 바꿨을 때 주변에서는 진도에서 메밀을 재배하기 힘들다고 무시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는 보란 듯이 메밀을 키워냈고 속칭 말하는 대박이 났다. 고 3시절 아버지를 따라간 벤처농업대학의 무박 2일 워크숍에서 홍쌍리 명인의 강연을 들은 후 농업에 대한 생각이 잘못된 것을 깨달았다. 이후 한국농수산대학을 알게 됐고 '네가 하고 싶은 일을 하라'는 선생님의 조언으로 농수산대에 입학, 단기연수, 봉사활동 등을 통해 농업인으로서의 준비를 해나갔다.

“학교에 입학해 성적 우수자로 뉴질랜드 연수를 갔고 해외농업을 보면서 신기했죠. 6차 산업 결합 농장 등을 본 후 나도 나중에 저렇게 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폭 넓은 기회를 제공 받아 농업에 대한 호감이 더 늘어났고 아버지를 도와 멋진 농장을 꾸려봐야겠다는 포부도 가졌습니다. 아직까지 미흡하지만 아버지의 노하우와 저의 젊은 열정, 다양한 미래 영농 준비를 통해 멋진 농업인이 돼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다양한 교육을 통해 미래 준비

대학을 졸업한 그는 강소농 컨설팅 업체에 입사해 1년 동안 강소농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게 된다.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도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 등에서 실시하는 다양한 교육을 수강하고 본인의 것으로 만들면서 소양을 키워나가고 있다. 또한 교육농장 교사양성과정도 다니면서 메밀꽃유채향을 교육과 문화, 체험, 농업이 살아 숨 쉬는 장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잡곡밥을 꺼려하는 어린이들에게 놀이로 잡곡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다양한 체험을 통해 식생활 개선에 도움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도 연구 중이다. 최 이사는 원물판매로는 경쟁력이 약할 수 있기 때문에 꽃차도 배우러 다니고 있다.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서는 원물 판매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점점 더 다양한 상품을 요구하고 농업인들은 이 같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맞춰야만 미래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꽃차를 배우러 다니게 됐고 그 전까지 활용하지 못한 꽃을 통해 부수입도 늘어날 것입니다. 메밀꽃, 유채꽃부터 집주변에 많은 칡 꽃 등으로 꽃차를 만들어 더 향기롭고 소비자들이 찾고 싶은 농장으로 가꾸고 싶습니다.”

#청년농업인 농업 영위 쉽지 않아

최 이사는 부모님의 가업을 이어받아 농업에 처음 종사하기 용이했지만 그가 말하는 주변 청년농업인들의 삶은 그리 녹록치 않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부분이 보조적일 뿐 농업을 영위하는 데 큰 도움은 못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도정시설을 갖추기 위해 지원을 받으려고 하면 가공품의 포장재, 부수시설 등 경상 보조 정도만 가능할 뿐 실제 부담을 가장 많이 느끼는 부분에 지원은 적기 때문이다. 또한 농지구매도 녹록치 않아 낮에는 임대농을 하고 밤에는 대리운전까지 하는 청년농업인들도 있다고 최 이사는 말한다. 그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인식도 도시에서 생활하다가 농촌으로 내려왔다고 하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내려온 한심한 사람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가 청년농업인과 만나고 있는 모임 이치아더(each other)에서도 서로 간의 이야기를 공유하는데 청년농업인들이 농촌에 정착하기 쉽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나눈다.

“청년 농업인들이 행정적인 부분을 처리 할 때도 아는 사람,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적어 많은 애로를 느끼고 있습니다. 오히려 청년농업인들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은 많죠. 이 때문에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혼자서 끙끙 앓는 청년농업인들이 적지 않습니다. 청년농업인의 중요성을 정부에서는 알고 있지만 농업현장에서는 아직까지 피부로 와 닿지 않는 것 같습니다.”

# 메밀, 유채 인기 몰이

최 이사가 부모님과 함께 메밀, 유채 그 외에 기장, 녹두, 수수 등의 잡곡 농사를 짓고 있는 농지는 진도에 33만㎡(10만평), 진도 부근의 섬인 관매도에 16만5000㎡(5만평)이다. 이 넓은 농지에서 재배된 메밀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원물로 납품하거나 지인들에게 판매했다. 그러다 최 이사가 진도로 내려오면서 부모님이 판매에 대한 전권을 넘겨줬다. 원물판매만으로는 미래를 기약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후 유채씨 기름을 만들기 위한 공장을 지난 봄 완공했으며 다른 가공품에 대한 연구도 지속하고 있다. 현재 최 이사가 판매하는 농산물은 마트나 직거래 행사, 네이버 스토어팜, 농협 등에 판매된다. 최근에는 농협 A마켓 입점 계약도 마쳤다. 이전부터 메밀꽃유채향의 제품을 맛본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구매를 하고 있어 판매에는 어려움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메밀, 유채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것이다.

#[인터뷰] 최솔잎 메밀꽃유채향 이사

“어린 나이에 농사일을 하는 게 쉽지 않지만 부모님과 남편 덕분에 힘과 용기를 얻고 열심히 매진하고 있습니다. 농업의 미래가 없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지만 전 반대로 식량을 책임지고 있는 산업인 만큼 앞으로도 블루오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부모님이 의성에서 사과농사를 지으시는데 시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 옆에서 든든하게 받쳐주는 남편덕분에 더 크고 멋진 농장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잘 세워나가고 있습니다.”

최솔잎 메밀꽃유채향 이사는 시부모님의 가업을 잇지 않고 처가의 가업을 잇기 위해 진도로 내려온 남편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며 아이디어와 어떤 어려운 상황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토대로 농사를 짓는다면 농업의 미래는 무궁무진하다고 말한다.

“도시보다는 농촌으로 눈을 돌리는 청년농업인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들이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해 농업인으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주변의 도움이 많이 필요합니다. 젊은 사람이 왜 농촌에서 농사일이나 짓고 있냐는 잘못된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과거 선대들이 농업의 한 모습만 봤다면 이들은 다양한 아이디어와 열정, 새로운 도전 등으로 농업의 또 다른 모습을 찾고 발전시켜 나갈 것입니다. 저 역시 청년농업인으로서의 삶을 만족하고 앞으로의 미래는 지금보다 더 밝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메밀꽃유채향을 더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키워나갈 계획입니다.

# 메밀꽃유채향은

전남 진도에 위치한 메밀꽃유채향은 메밀, 유채, 귀리, 녹두, 수수 등을 49만5000㎡(15만평)의 농지에서 재배하는 유기농 농장이다. 올해 무농약 인증 6년차로 유기로 전환됐으며 안전하게 믿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곳에서 재배된 메밀로 만든 메밀묵은 강원도와 달리 메밀가루만으로 묵을 만들 수 있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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