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 청정국 지위가 다음주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세계동물보건기구(OIE) 동물위생 규정에서 AI가 발생한 지 3개월이 지나야 한다는 AI 청정국 조건 충족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가금업계는 청정국 지위 회복에 따른 후련함보다는 우려가 앞서고 있는 모양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지난해 AI의 악몽이 되풀이 되지는 않을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게다가 지난해보다 상황은 더 나쁘다는 게 업계 전반의 의견이다. 질병에 취약한 산란 성계가 도계되지 못한 채 농장에 그대로 방치되고 있어서다.

동남아를 중심으로 수출되고 있던 산란 성계가 국내 AI 발생으로 인해 전면 중단됐고, 이후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인해 도계장에서는 산란 성계에서도 살충제 성분이 나올까 아예 도계를 진행하지 않는 상황이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현재 협회 회원 가운데 산란 성계 사육마릿수는 145만마리 가량으로 파악된다. 지자체 자체 조사 결과에서도 산란 성계 사육마릿수는 200만여마리가 넘는다.

현장에서는 180주령이 넘는 산란 성계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장 입장에서는 도계장에서 산란 성계를 받아주지 않으니 살아있는 닭은 생매장할 수도, 그렇다고 계속 키울 수도 없는 형편이다. 100주령이 넘어가는 산란 성계의 산란율은 50% 이하로 떨어지고, 계란의 품질도 좋지 못해 상품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생산자단체에서는 정부에 산란 노계 도태 지원을 요구, 오는 30일까지 산란 성계를 80만마리에서 100만마리를 렌더링 실시키로 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는 턱없이 적은 물량이다.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대목이다.

지난해와 같은 대규모 AI가 발생할 경우 가금산업의 기반 붕괴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목소리를 무시해선 안된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현장에서부터 AI가 발생할 수 있는 눈에 보이는 위험 요소는 제거해 AI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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