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aT·농정원·농금원·농협
신선농산물 아닌 냉동식품 저장창고로 전락…적자구조 지속
귀농·귀촌 지원사업, 특히 청년 농업진출 활성화 노력 주문

▲ 지난 19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 전 정승 한국농어촌공사 사장, 김윤종 농업정책보험금융원, 여인홍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사장 외에 피감기관 임직원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19일 국회에서 한국농어촌공사(이하 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 농업정책보험금융원(이하 농금원)에 대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농업용수와 저수지 등의 수질이 악화되는 등 농어촌공사의 허술한 시설관리와 aT의 농산물 수출 지원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도마에 올랐다. 이어 지난 20일 국회에서는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농협금융지주 및 계열사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쌀값 안정에 대한 농협중앙회의 역할을 주문하고 지지부진한 농협경제지주 유통자회사 통합 등에 대한 질책이 이어졌다. 또 해마다 늘어나는 수입 농산물 유통 비중과 임원의 고액연봉 등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이날 국감의 주요 이슈를 정리했다.

 

[한국농어촌공사]

농해수위 의원들은 농업활동에 필수적인 농촌공급 용수와 저수지 수질이 해를 거듭할수록 나빠지는 등 농어촌공사가 시설 관리에 허술하다고 질타했다.

박완주 의원(더불어민주, 천안을)은 “환경정책기본법에서 권고하는 농업용수 수질등급이 Ⅳ등급(약간 나쁨)을 초과하는 저수지가 2011년 수질측정망수 822개소 중 31개소(3.8%)에서 2016년 975개소 중 98개소(10.1%)로 급격히 증가했다”며 “반면 농업용수 수질개선 사업 준공 지수는 지난 10년간 총 대상 87지구 대비 지난해 22지구에 그쳐 연평균 2지구가 완공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해당사업이 지지부진한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며 “농림축산식품부와 농어촌공사는 해당 사업의 시급성을 인지하고 사업물량 증가와 예산 증액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철민 의원(더불어민주, 안산상록을)도 “지난해 저수지 수질 관리목표인 호소수질 Ⅳ등급을 초과하는 수질악화 저수지는 2015년 9.9%(330개)에 비해 무려 74.6%가 증가했다”며 “농어촌공사가 2013년 139억1100만원, 2014년 134억2800만원, 2015년 154억9400만원, 2016년 155억2500만원 등 최근 몇 년간 막대한 수질관리 사업비를 투입했음에도 저수지 수질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추진해 온 수질관리 사업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해수위 의원들은 aT가 지원하는 국내 농산물 수출기업들이 매년 줄고 있는 가운데 수출인프라를 위해 해외 현지에 마련한 물류센터는 신선농산물이 아닌 라면, 냉동식품 등의 저장창고로 전락했으며 적자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개호 의원(더불어민주, 담양·함평·영광·장성)은 “aT가 신선농산물과 가공식품 수출업체에 대해 원료구매자금을 지원 중인데 지원업체가 2013년 166개 업체에서 올해 124개 업체로 줄었다”며 “기존 업체들의 자금지원 포기사례가 매년 10개 업체 이상이 나와 aT가 수출기업 육성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이어 “aT가 수출 인프라 강화를 위해 농식품 콜드체인 구축사업을 실시 중이지만 국산 신선 농산물이 아닌 가공식품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며 “중국 청도에 위치한 aT 칭타오 물류센터는 냉동식품과 라면, 아이스크림, 음료 등 가공식품을 주로 취급하는 물류센터로 전락했다”고 강조했다.

황주홍 의원(국민의당, 고흥·보성·장흥·강진)도 “200억원이 넘게 투입된 aT 칭타오 물류센터는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고, 2015년부터 가동률이 매년 평균 52.2%를 보이는 등 낮은 실정”이라며 “중국의 농식품 저온유통 인프라 부족에 따른 높은 손실률(25~30%)을 줄여 대 중국 농수산식품 수출확대를 위해 건립됐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

이날 농해수위 여·야 의원들은 농정원에 대해서는 귀농·귀촌 지원 사업, 특히 청년층의 농업 진출이 보다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주문했다.

이군현 의원(자유한국, 통영·고성)은 “농정원에서 실시하고 있는 귀농닥터지원 사업의 1021명 귀농닥터 가운데 자문에 참석하는 비율은 2.1%에 불과하는 등 유명무실하다”고 지적했다.

권석창 의원(자유한국, 제천·단양)은 “현재 귀농인 가운데 30대의 비중은 30%에 불과한 상황에서 농정원이 현장의 선도 농가, 우수법인 등을 청년 창농 교육농장으로 지원해 청년층 농업 창업을 중점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며 “2018년도 15개소를 시작으로 2021년까지 90개소까지 확대한다고 했는데 예산에서는 빠져있어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농식품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고, 농식품경영체의 건전한 성장기반 조성을 위해 만든 농림수산식품투자 모태펀드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농금원에서 운영하는 농식품 모태펀드가 식품산업(28.84%), 농업관련사업(15.81%), 비농업관련사업(14.63%) 등의 순으로 투자되는 등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주홍 의원은 “설립된 지 8년째인데 아직까지 농기계, 농자재, 비료, 사료 등과 관련된 기업 투자는 단 한곳도 없다는 것은 본질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완주 의원도 “농식품 모태펀드는 설립 취지가 농업과 농업관련 산업의 육성·지원에 있는데 전자, 연예 매니지먼트 등 비농업관련사업 비중이 크다”며 “바이오, 비료, 기계, 농업 투입재 등 농업관련 사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농협]
-전체 취급액 대비 수입농산물 유통 증가 '도마 위'
-경영여건 외면…임원진 과도한 전관예우 질책
-농협銀, 주요지표 대부분 '꼴찌'…경쟁력 약화

▲ 김병원 농협중앙회 회장, 이경섭 농협은행장, 김용환 농협금융지주회장, 허식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를 비롯한 농협 관계자들이 지난 2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농협 국감에서는 수입농산물 유통이 도마 위에 올랐다.

박완주 의원은 최근 5년간(2013~2017년 8월) 농협공판장을 통해 취급된 수입농산물은 총 60만5288톤, 1조1918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과일류가 9206억원(77.2%), 채소류 1750억원(14.7%), 기타 962억원(8.1%) 순이었다. 또한 농협공판장이 유통하는 전체 취급액 대비 수입 농산물 비중도 매년 증가, 지난해 말 기준 농협공판장 총 취급액 중 수입농산물 취급액은 7.3%로 2013년 5.6% 대비 1.5% 늘어났다. 박 의원은 “농협공판장에 수입산 비중이 높아지면 결국 우리 농업인의 소득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농업소득 5000만원 시대를 열겠다던 농협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사내 공판장부터 국내농산물의 판매 활성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황주홍 의원은 농협의 군납 농산물 공급에서도 수입 농산물이 급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협의 군납 농산물 공급 현황은 2014년 1억9300만원에서 지난해 4억5700으로 2년간 2.4배 증가했다. 특히 황 의원은 군 당국과 농·수협이 ‘군 급식품목 계획생산조달에 관한 협정’을 체결한 목적에도 위배된다고 질타했다. 황 의원은 “이 협약은 군 급식 농산물의 안정적 공급을 통한 장병급양 향상과 농산물 판로확대를 통한 농업인의 소득증대를 도모키 위한 것”이라며 “이 협정 제4조에 따르면 연간 급식계획에 따른 계획생산 농산물은 국내 농가와 생산약정을 체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만큼 공급 농산물은 ‘국내산’이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은 농협중앙회 임원진의 고액 연봉과 과도한 전관예우도 힐난했다.

김철민 의원은 농협중앙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1000억원 이상 감소한 1731억원을 기록하고 부채비율도 639.8%에 달하는데도 농협중앙회장을 비롯한 상임임원진의 평균연봉이 3억4000만원에 달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연도별, 직급별 평균연봉 추이를 보면 상위직급인 3급, M급은 평균연봉이 올랐으나 하위직급인 5급과 6급은 오히려 평균연봉이 줄어든 점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경영여건을 외면하는 특별성과급 지급을 지양하는 것은 물론 회장을 비롯한 상임임원진부터 허리띠를 졸라매고 경영수지와 재무구조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며 “상위직보다는 하위 직급과 열악한 비정규직의 처우개선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는데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농협중앙회 비상임이사들에게 활동비가 과다하게 지출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농협이사회는 당연직인 중앙회장과 상호금융대표이사 및 전무이사, 비상임이사 25명(조합장 17명, 사외이사 8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중 비상임이사는 월 활동수당으로 400만원을 지급받고 있다.

김성찬 의원(자유한국, 진해)은 “농업인이 연소득 5000만원을 거두려면 소 150마리를 키워야 한다”며 “이미 고액연봉을 지급하고 있는 비상임이사에게 활동비를 왜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가”라고 추궁했다.

이에 허 식 농협중앙회 전무이사는 “비상임이사들이 활발하게 농정활동을 해 실비가 필요한 부분이 있는 만큼 감안해 줬으면 한다”고 답했다.

농협은행의 경영이 지속적으로 악화돼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인화 의원(국민의당, 광양·곡성·구례)은 ‘2017년도 상반기 금융감독원 공시지표’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은행별 주요지표 15개 항목 중 14개 항목에서 꼴찌로 나타났다고 질타했다. 회수 불능으로 판단되는 여신에 대비해 쌓아놓는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을 보면 가장 높은 신한은행(96.86%) 대비 농협은행은 약 33%p 낮은 63.94%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도 가장 많은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국민은행(1조3209억원)의 26.3% 수준에 불과한 3474억원이었다.

영업이익 역시 1위를 기록한 국민은행(1조3324억원)의 46.1% 수준에 불과한 6145억원에 그쳤다.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국민은행이 11.10%, 우리은행 10.23%, 신한은행 9.71%, 하나은행 8.42% 순이었고 농협은행은 6.41%로 나타났다. 반면 부실채권을 의미하는 ‘고정이하여신의 비율’은 농협은행이 유일한 1%대인 1.22%로 타 은행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외에도 농협은행은 총자산, 총여신, 총수신, 자본총계, 자기자본비율(BIS), 충당금적립전이익, 연체율 등의 지표에서 시중 5개 은행 중 최하위를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나 우려를 샀다.

정 의원은 “농협은행은 농업·농촌 지원 자금을 공급하는 수익센터이나 경영악화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농협은행의 전문성과 수익성 강화를 위한 근본적 처방과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말말말

-“농어촌공사는 비가 와도 걱정, 안와도 걱정”

홍문표 의원(자유한국, 홍성·예산)…정 승 농어촌공사 사장에게 농어촌용수 수리시설개발 예산이 1256억원 삭감됐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슨 일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타하며

-“하차거래 발생 추가비 생산자에 전가되는데”

박현출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 사장이 일반증인으로 출석해 지금까지 가락시장에서 하차거래로 발생한 추가비용이 생산자에게 전가된 사례가 없고 경락가격이 상승해 소비자에게 전가되는 것이라고 답변하자 김종회 의원(국민의당, 김제·부안)이 이를 반박하며

-“(국감장에 참석)여성간부가 있으면 손 드세요”

설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이 이날 농협중앙회·농협경제지주·농협금융지주 국감에 참석한 간부진이 모두 남자인 것을 지적하며.

- “외부활동 너무 많아 (정치권에) 출마 오해”

홍문표 의원(자유한국, 홍성·예산)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TV출연 등 활발한 외부활동에 대한 외부 반응을 이야기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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