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서 유행…몽골·중 위협 '예방백신 없어'

돼지에서 가장 치명적인 질병 중 하나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최근 러시아에서 유행하면서 몽골, 중국 등지로 전파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현재 치료제, 예방 백신이 없어 국내 바이러스 유입을 차단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한한돈협회 주최로 지난 23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에서 ASF 발생으로 인한 피해로 러시아의 경우 2007년부터 올해까지 46개 지역에서 1100건이 발생해 80만마리의 돼지를 도살했고, 살처분 등 직접 손실이 8000만달러 이상, 전체 손실은 12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의 알렉스 말로 연방연구소 박사는 이날 세미나에서 “러시아에서 ASF 바이러스는 북쪽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고 서쪽으로 유럽국가, 동쪽으로 몽골근처까지 이동하고 있다”면서 “러시아 유행 바이러스는 고열 외 증상이 없지만 치명적이어서 감염 후 10일만에 100% 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정부차원에서 살처분, 감염축 발견시 농장 이동제한 발생예찰위험지역 진단 등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하고 있지만 지난 3월에는 몽골과 가까운 50마리를 키우는 소규모 백야드 팜에서 발생하면서 농장 주변 10km를 클린업했고 타 축종을 포함 1500마리를 살처분했다”며 “국가 내 질병전파가 주로 도로, 고속도로 등을 통해 이뤄지는 가운데 야생맷돼지가 감염되면 통제불능 상태가 될 수밖에 없어 돼지 이동시 모니터링 및 검사 후 안전한 돼지만 이동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포르투갈, 조지아, 스페인, 폴란드 등 ASF의 유럽 전파 원인으로 공항만에서 익히지 않은 생 돼지고기 처리물, 돼지고기나 돼지 부산물의 이동, 감염된 진드기, 감염된 야생멧돼지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돼지고기 및 생산품, 냉장고 등의 관리도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런 가운데 ASF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선 주변국의 상황 점검과 동시에 국내 차단방역을 보다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남향미 농림축산검역본부 해외전염병과 수의연구관은 “현재 ASF 비발생국인 중국에 바이러스가 유입되면 우리와 지리적으로 가깝고 왕래가 많아 유입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며 “휴대육 불법 반입, 잔반이나 음식물 찌꺼기 급여 금지, 양돈장의 농장주와 외국인 근로자 등의 감염지역 왕래시 최소 48시간 농장 출입 제한 등 보다 철저한 교육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러시아는 질병 발생을 낮추기 위해 지자체의 결정에 따라 야생 멧돼지 통제를 실시, 40㎢(4000ha)당 1마리 정도의 밀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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