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美 대통령 방한 규탄

다음달 7일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회 연설에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 필요성을 역설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해 농축산업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는 다음달 3일 긴급 전문가 간담회를 통해 한·미 FTA에 따른 피해 등을 전하는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 방한 전인 6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국농민회총연맹도 다음달 4일 광화문 광장에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반대 투쟁를 개최하고, 방한 당일인 7일에는 진보·사회 단체 등과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을 전했다.

김영호 전농 의장은 “무기장사꾼인 트럼프 대통령이 깡패 같은 방법으로 통상협정을 강요하고 있는 만큼 당당하게 맞서 대응해야 한다”며 “촛불시위로 새바람을 일으켰듯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미국에 끌려다니는 외교를 떨쳐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을 통해 한·미 FTA의 필요성 등을 설파할 것임이 명약관화한 만큼 방한 자체부터 규탄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축산업계도 지난 26일 일제히 성명서를 내고 한·미 FTA 전면 폐기를 촉구했다.

전국한우협회는 성명서를 통해 미국의 요구로 이뤄진 한·미 FTA 개정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미국의 압력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관세 폐지 기간연장, 세이프가드 기준 하향 등을 요구해 왔지만 미국의 요구로 이뤄진 한·미 FTA 개정협상에서 정부가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김홍길 한우협회장은 “한·미 FTA는 한우산업에 있어 불행의 씨앗과도 같다”며 “한·미 FTA로 인한 희생은 한번으로 족하며 반토막된 한우농가의 존립과 한우산업의 유지를 위해선 폐기만이 방법”이라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줄곧 한·미 FTA 폐기론으로 강경한 입장을 펼쳐온 낙농업계도 제대로 된 재협상 의제가 설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분유 TRQ(저율관세할당물량) 복리증량에 대한 연한 설정, TRQ 저율관세 적용(현행 무관세 적용), TRQ 관리방식 변경(국내산 구매조건 등), 농산물세이프가드(ASG) 적용을 한·미 FTA 재협상 의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쇠고기 분야는 관세철폐 철회 및 관세 적용, 세이프가드 발동기준 완화, 수입위생조건 개정(BSE 발생 시 수입 즉각 중단)을 재협상 의제로 설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미 FTA 낙농품 협상결과 발효 전과 후 수입량 비교에서 분유는 1874%, 치즈는 324%로 폭발적으로 증가한데다 같은 기간 국산 원유자급률은 65.4%에서 52.9%로 급감, 국내 낙농산업의 기반 붕괴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낙농육우협회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최근의 행보는 농산물 시장의 추가 개방을 요구할 가능성마저 점쳐지고 있어 한·미 FTA의 최대 피해자인 전국 낙농육우 농가들은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우리 정부는 ‘이해의 균형 전략’을 세워 미국측에 강력히 요구하길 바란다”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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