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은 관습입니다. 특히 농산물은 그 특성상 포장화가 용이치 않을 뿐더러 세밀한 포장기술까지 요구되므로 농업인의 의식 제고와 정책의지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허식 샘트론코리아 사장은 지난해를 `농산물 포장의 가장 큰 변화를 맞았던 해''라고 평가하면서 그 이유를 “산지유통센터를 중심으로 상품화에 대한 노력이 활발히 진행돼 농업인이 농산물 포장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꼽았다.
그러나 그는 “농업인들의 포장에 대한 마인드는 크게 변화했으나 아직도 속박이 등 포장관행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는다.

현재 농산물의 선별·포장은 산지농협이나 영농조합이 운영하는 농산물유통센터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대형유통업체나 물류센터로의 판로가 없는 곳은 아직도 대포장 위주로 거래되는 도매시장으로 출하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도매시장 출하비중이 큰 산지농협이나 영농조합, 작목반 등은 비록 포장방식을 소포장·고급화 시켰다 하더라도 제 값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결국 산물형태의 출하나 대포장으로 되돌아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허사장은 “소포장화 시켰을때 그 물량을 충분히 소화해 줄 수 있는 판로를 찾기가 산지로서는 힘든 실정이므로 그 기능을 농협의 물류센터가 소화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포장은 비용 절감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는 게 허사장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선 포장 자동화 및 기계화가 이뤄져야 하며, 단기적으로는 비록 초기 투자비용이 많아 손해를 볼지도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충분히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허사장은 그 예로 “현재 양파의 경우 수동으로 선별 포장시 1kg망당 200원가량의 비용이 소요되는 반면 자동화 시킬 경우 80원밖에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허사장은 최근 소포장 상품이 유행하면서 판로나 경영상태를 고려치 않고 너도나도 무조건 소포장 출하를 고집하는 경우가 있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소포장시 포장자재, 인건비 등 추가비용이 증가할 수 밖에 없어 판로의 확보나 적정 가격을 받지 못할 경우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며 “소포장 등을 통해 고부가가치 농산물의 출하를 시도하기에 앞서 경영상태나 판로개척 상황 등을 충분히 고려한 후 시도해야 할 것”을 당부했다.

소비지에 맞는 포장에 대해 허사장은 “운송시 상품성을 유지시켜 주며, 유통비용 절감 효과와 소비자가 믿고 구입할 수 있는 안전성과 투명성이 확보된 포장이 소비지가 원하는 포장”이라며 “물류개혁이 없이는 농산물 유통의 개혁도 없을 것이며, 물류개혁의 기본은 포장 혁신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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