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반대쪽의 나라에서 생산된 고등어가 우리나라 앞바다에서 잡힌 고등어보다 신선할까?
물류 거리를 감안하면 당연히 우리 연근해에서 어획된 고등어가 품질과 선도가 월등해야만 한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인 상황이다. 노르웨이에서 생산된 고등어는 고른 품질과 뛰어난 선도를 바탕으로 이미 국내 고등어 시장의 20% 이상을 장악했으며, 고등어의 주요 산지중 하나인 제주지역에서조차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사용하는 식당이 증가하고 있다.

지구의 반대쪽 끝에서 온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우리 앞바다에서 잡힌 고등어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배경에는 철저한 어획후 관리가 있다. 고등어를 비롯한 어류는 공기에 접촉하면 산패가 이뤄지기 시작하는 데 노르웨이는 산패를 막기 위해 어획단계부터 소비자에게 전달될때까지 공기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있다.

어선에서 어획된 고등어는 RSW(해수냉각시스템)을 이용해 어창으로 이동, 선상에서 경매가 이뤄진 후 가공장에서 선별과 포장과정을 거쳐 냉동보관된다. 산패가 이뤄질 틈도 없이 진행되는 어획후관리 과정 덕에 물리적 거리를 극복하고 국내산 고등어와 어깨를 나란히하거나, 혹은 더욱 나은 품질의 고등어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노르웨이산 고등어가 국내 고등어시장을 위협하는 배경에는 어획후관리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도 어획후관리의 첫발을 뗄 수 있게 됐다. 국가 또는 지자체로 하여금 수산물 산지위판장에 대한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위판장 개설자에 대한 지원과 지원실적평가 등을 의무화한 수산물 유통의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수산물 유통법 개정안이 시행을 앞두게 된 만큼 해양수산부에서는 어획후관리에 대한 개념정립과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야한다.

해방이후 달라진 것이 없는 어획후관리로는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없을뿐더러 국내산 수산물의 품질이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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