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탐대실 vs 긍정적 입장

미국산 가금류 및 가금육에 대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PAI) 지역화가 인정될 전망이다. 지역화가 인정될 경우 미국에서 HPAI가 발생할 경우에도 미국 내 비발생 지역의 가금류 및 가금육 수입이 이뤄지게 된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최근 중앙가축방역심의회를 개최하고 HPAI 지역화 수입위험평가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서 검역본부는 미국 측의 건의에 따라 국내 담당관이 미국 현지조사를 통해 확인한 바 수입위생조건을 준수한 비발생주(州)산 가금 및 가금육을 통해 우리나라로 AI가 유입될 위험은 ‘무시할만 함’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특히 미국산 가금류를 수입하고 있는 82개국 가운데 지역화를 적용하지 않는 국가는 우리나라뿐이여서 더 이상 미국 측의 지역화 요구를 거부할만한 여력이 없는 상황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지역화에 대한 결론이 내려질 전망이다.

이같은 미국 AI 지역화 결정을 두고 업계에선 ‘소탐대실’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을 보내는 반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이들도 있다.

종계업계에선 미국 내에서 AI가 발생할 경우 원종계의 수입선이 막혀 종계 생산에 차질을 빚어 왔기 때문에 이번 미국 AI 지역화 결정에 찬성의 뜻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육계업계에선 이번 미국 AI 지역화를 빌미로 연쇄적으로 중국, EU(유럽연합) 등 다른 나라에서도 지역화를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또 그동안 미국의 AI 발생에 따른 국가 단위 수입금지는 미국산 닭고기 수입물량을 제한하는 제동장치로 작용해 왔는데, 지역화가 인정될 경우 미국산 닭고기 등의 수입물량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란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유사 시 비발생주 또는 국가 전체를 수입 금지할 수 있는 조항을 마련하고, 미국의 국가가금발전계획(NPIP)에 참여하는 회사에 한해서 적용하는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 놓은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경우 이번 지역화는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보고 있다.

지인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축산정책실장은 “지역화로 인해 미국산 닭고기 수입이 원활해지면 미국산이 국내산 닭고기를 어느 정도 대체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 접근했을 때 미국 내 AI 발생으로 원종계 수입이 불가능할 경우 국내 육계산업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안정적인 종계수급을 위해선 지역화 판단은 국가적인 측면에선 긍정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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