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농업인 자립 위한 온라인·SNS 채널 마련
우수 농축산물 생산·수익 창출…농업인 역량 강화
먹거리 제공 책임…생명산업 '자긍심'으로 임해야
담보없이 사업계획으로 창업자금 대출 확대

[글싣는 순서]

上. 농업분야
下. 축산분야

▲ 지난 6일 천안아산역 KTX회의실 키로실에서 본지 주최로 ‘젊은 농부들을 위한 ‘멘토-멘티’ 간담회’가 열려 청년 농업인들이 부닥친 어려움을 토로하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농업의 새로운 희망이 될 청년 농부들의 고민을 들어보고, 멘토들의 조언을 통해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본지는 ‘청년 농부들의 오 마이 農라이프~’ 집중기획을 통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패기, 열정으로 농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청년농부 10명의 성공 스토리를 소개한데 이어 이들이 겪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과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젊은 농부들을 위한 멘토-멘티 간담회’를 개최했다.

그 첫 번째로 농업분야 청년 농부 6명과 4명의 멘토가 한자리에 모여 열띤 토론 벌인 지난 6일 천안아산역 KTX회의실 키로실의 멘토·멘티 좌담회를 지상중계한다. <편집자 주>

△일시 : 2017년 11월 6일(월) 16시 30분 ~ 18시 30분
△장소 : 천안아산역 KTX회의실 키로실
△주최 : 농수축산신문사
△좌장 : 임정빈 서울대 교수
△멘토 : 조기심 농업회사법인 ㈜농산 대표이사
        채상헌 연암대 교수
        강동윤 농림축산식품부 경영인력과장
△멘티 : 강선아 우리원 농장 대표
        김후주 주원농원 이사
        윤영진 믿음영농조합법인 대표
        이상엽 동동바구농장 실장
        임혜숙 보승인삼사 대표
        최솔잎 메밀꽃유채향 이사  <가나다 순>
△정리 : 이한태·최은서 기자
△사진 : 엄익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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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선아 우리원 농장 대표

△강선아 대표=올해 들어서 청년 농업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청년 농업인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고, 정책이 이를 반영하려고 해 기쁜 마음이다. 청년 농업인들을 위한 공간이나 온라인·SNS(사회관계망서비스) 채널을 마련해 정책 등에 대한 정확한 전달을 해야 한다. 또한 이를 활용해 정부 사업에 대한 수요조사와 타당성 검사 등 의견수렴을 해줘야 한다. 청년 농업인들이 자립하기에는 아직 부족하지만, 가능성과 개성이 있고 실패하더라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 청년농업인들이 도전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

▲ 윤영진 믿음영농조합법인 대표

△윤영진 대표=전남지역 39세 이하의 청년농업인을 조합원으로 둔 청년농부유통협동조합인  ‘지오쿱’(ZIOCOOP)이 출범했다. 지오쿱 설립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꼈지만 그만큼 가슴이 두근거리고 보람찼다. 정부 정책 자료를 접하기 어렵고, 청년 농업인 관련 정책 자료도 많지 않아 아쉽다. 정부는 이에 대한 문제 인식을 갖고 청년 농업인들이 보다 쉽게 정책에 접근하고 인식할 수 있도록 개선해 나가야 한다. 청년 농업인에 대한 정책 자료 등이 보다 활성화되길 바란다.

 

▲ 김후주 주원농원 이사

△김후주 이사=농사를 짓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농사는 프로가 없고, 아무리 많이 지어봐야 30번에 불과하다. 정부가 귀농·귀촌을 장려하고 있는데, 귀농·귀촌인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 중 하나가 유기농이다. 하지만 이상과는 달리 현실에서 유기농을 한다는 것은 많은 어려움에 부닥쳐 힘들고 경제적 수익을 내기도 어렵다. 이에 유기농이 안전성 등 좋은 측면이 많지만 청년 농업인들이 선뜻 시작하기가 어렵다. 더 많은 청년 농업인들이 유기농에 뛰어들 수 있도록 청년 유기농에 대한 지원책이 세심하게 마련됐으면 한다.

 

▲ 이상엽 동동바구농장 실장

△이상엽 실장=멘토들의 경험과 전문적인 조언, 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은 자리였다. 귀농한지 2년째로 자발적인 협동조합을 만들어 농촌 환경에 걸맞고 청년들과 어르신들이 함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제 막 농업에 진입한 사람들은 담보도 없고 억 단위의 빚을 지는 것도 두려운데다 접근성마저 떨어지는 어려움이 있다. 청년농업인 직불금이 잘 활용된다면 이 같은 농업인들에게 큰 힘이 돼줄 것 같다. 빚을 지지 않고 농업에 뛰어들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어서 긍정적이다. 후계농업인들도 함께 갈 수 있는 농업환경이 될 수 있도록 지원과 조언을 부탁한다.

 

▲ 임혜숙 보승인삼사 대표

△임혜숙 대표=정부가 청년 농업인을 육성해야 한다는 기조가 있음에도 현장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있는 청년 농업인들조차 정책적 접근이 어렵다. 청년농업인들 뿐 아니라 농업을 시작해보려 마음먹고 있는 청년들이 보다 쉽게 정책에 접근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정책 홍보 활성화 뿐만 아니라 정책도 쉽게 찾고 살펴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또한 청년 농업인들은 자금 부담으로 인한 어려움을 많이 느끼고 있고, 농업으로 단기간에 수익을 창출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대출 금리 상환기간을 연장해줬으면 한다.

 

▲ 최솔잎 메밀꽃유채향 이사

△최솔잎 이사=한국농수산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집으로 내려왔지만 농업기술센터에 가서 교육을 듣는 것 이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막막했다. 고향에 온 후 독자적인 사업을 하고 싶었지만 자격 요건이 안 돼 현재는 농기센터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있는 상태이다. 현재 후계농으로 선정된 상태로, 부모님의 땅이라는 토지 기반이 있다. 반면 함께 농업에 뛰어든 한 친구의 경우 2억원의 대출을 받아 그 중 1억원으로 농기계를 샀다. 이 친구는 농사를 지을 토지를 사고 대출금을 갚으려면 직접 농사를 짓는 대신 구입한 기계로 타인의 농작업을 해주고 수입을 올려야 한다. 이것이 바로 자본금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할 수 없는 농업·농촌의 현실이다.

▲ 채상헌 연암대 교수

△채상헌 교수=청년들은 자본이 필요하나, 담보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청년 농업인들에게 담보 없이도 사업계획에 의해 창업자금을 대출 해주는 것을 시작하고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청년 농업인에 대해 농업인으로의 직업 전환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것으로 보고 지원해 나가야 한다. 농업이 생명산업이라는 인식 하에 역량과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농업·농촌을 지킬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 뿐만 아니라 청년 농업인 스스로 희망과 행복을 찾고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 강동윤 농림축산식품부 경영인력과장

△강동윤 과장=청년 농업인 관련 정책 등에 대해 큰 책임감을 느끼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새로운 제도도 준비 중이다. 더불어 수립된 정책을 보다 효과적으로 농업 현장에 알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정부 정책을 보다 많이 알려서 대상자들이 정책 안으로 들어오고, 이들이 경쟁해 역량을 갖추도록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농업인들은 자신이 키운 농축산물의 품질이 최고라고 인식해 품질 관리를 수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소비자 기호에 맞는 안전하고 품질 좋은 우수한 농축산물을 생산, 수익을 창출키 위해서는 정부 뿐 아니라 농업인들 역시 더욱 노력해 나가야 한다.

▲ 조기심 농업회사법인 (주)농산 대표

△조기심 대표=농업도 산업인 만큼 정부에 너무 의존하지 말아야 한다. 농업을 하기 때문에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는 이야기다. 누구나 받는 혜택에서 빠져서도 안 되겠지만 처음부터 정부에 의존하게 되면 주체성을 상실하게 된다.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생각해 이를 해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 농업은 양심을 속여선 안 된다. 우리나라에서 안전성에 대한 화두가 없었을 때부터, 방송을 통해 안전성을 제일 강조해 온 것도 이 때문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바른 생각을 갖고 국민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하는 한 사람으로서 생명산업을 일구고 있다는 자긍심으로 농업에 임한다면 행운이 올 것이다.

▲ 좌장-임정빈 서울대 교수

△임정빈 교수=청년 농업인을 위한 이번 멘토·멘티 간담회는 의미 있는 자리로, 정례화할 수 있는 자리가 많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청년농업인연합회가 오늘 창립총회를 치렀는데 처음의 마음가짐을 가져 가, 굳건히 자리 잡을 수 있게 해야 한다. 명실상부한 청년 농업인 대표 조직으로 자리매김해 유사 연합회가 난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청년 농업인 스스로 잘 돼야 마을과 지역에도 기여를 할 수 있다. 본인이 잘 돼야 베풀 수 있는 만큼 스스로의 역량 강화에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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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A] 청년농부들은 이런 게 궁금해요

이날 간담회는 조기심 ㈜농산 대표이사와 채상헌 연암대 교수의 멘토 강의, 강동윤 농림축산식품부 경영인력과장의 정부 정책소개와 함께 청년 농업인 멘티들의 자유로운 질문으로 진행됐다. 특히 멘티들은 농산물 수출, 농가 조직화, 6차 산업화, 농업 인력확충 등의 현안에 대해 많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멘티들의 주요 질문과 멘토들의 답변을 정리했다.

Q. 시장조사부터 작목선정까지…. 농식품 수출, 너무 막연하고 벅찹니다. 

A. 디자인 분야에서는 하나의 디자인을 위해 소비자 조사부터 우선 한다. 하지만 농업분야는 생산을 먼저하고선 ‘내 물건이 최고니까 사라’고 한다. 이를 바꾸지 않고서는 농업에 승산이 없다. 시장조사, 작목선정 등 계획단계부터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이렇게 선정한 품목으로 시장에서 교섭력을 가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해외시장 개척을 당연히 혼자서 하기는 어렵다. 시장조사 역시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기관과 함께 할 수 있다. 다만 규모가 너무 작으면 어렵다는 점은 분명한 만큼 규모를 키우는데 집중해야 한다.

Q. 조직화가 필요하다고 하는데, 기술 전파도 잘 안 되고…. 조직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A. 유통에서 중요한 것은 교섭력인데, 조직화를 통해 물량을 확보해야 교섭력을 갖출 수 있다. 특히 조직이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제 기능을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때문에 조직관리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성공 사례를 보면 생산과 관리, 유통 등을 일관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고 있다. 특히 경영의 투명성에 기반해 신뢰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역시 시스템화 한다면 불만을 줄일 수 있다.

Q. 6차 산업화,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A. 6차 산업화를 농장 단위에서 모두 하려고 하니 힘들 수밖에 없다. 사실 6차 산업화 모델은 농장 단위 뿐 아니라 마을 단위, 지역 단위 등으로 나뉘어 있다. 각 단위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이를 통한 부가가치가 1차 생산을 하는 농업인에게 돌아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농업인이 다 하라는 6차 산업화는 현실과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정부 정책도 이에 기반해 다양한 유형으로 마련돼 있다. 6차 산업화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임에는 분명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단계가 낮은 게 사실이다. 각 단위별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고민이 필요하다. 특히 각 시대별로 요구하는 바가 바뀌는데 1960~970년대에는 생산이, 1990년대 이후에는 품질이 강조됐지만 점차 ‘가치’에 대한 소비로 변하고 있다. 6차 산업화는 이러한 가치를 판매하는 것이다. 이는 신뢰, 편리성, 효율성이자 안심이다.

Q. 농촌에는 일할 사람이 없습니다. 외국인 노동자 수급이나 인력육성 등이 시급합니다.

A. 농업분야 쿼터가 늘고 있지만 농촌의 인력부족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다. 매년 1만2000명 가량의 외국인 노동자 쿼터를 요구하고 있지만 6000명 정도가 반영된다. 이를 보완키 위해 최근에는 계절 근로자 제도도 도입해 운영 중이다. 또한 인력중개사업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외국인 노동자 쿼터를 늘리는 것과 함께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나라에 머무르도록 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현재 노동력 부족 문제와 함께 앞으로 농업을 이끌 인력의 육성에 대한 부분도 요구된다. 현재 인력육성 대책은 후계농사업 등이 있지만 많지 않다. 또한 상환기간이 너무 짧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에 있다. 보조에서 융자로 바뀌고 있는데 융자가 거치·상환기간이 짧으면 농업인들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청년농부직불제와 관련해 일본에서는 월 15만엔씩 7년을 지급하고, 창업을 하면 5년을 더 준다. 소득이 생기면 줄이지만 농업을 하지 않으면 반납해야 한다. 농업이나 농촌이 공공재라는 인식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리도 기본적으로 공청회 등을 통해 형평성을 찾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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