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CCP(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 운영팀을 찾아 볼 수 없어요.”

지난 23일 대한한돈협회와 한국축산식품학회가 공동으로 주최한 국제심포지엄에서 모 교수가 지적한 내용이다.

시설, 인력, 투자 등에 있어서 도축·가공 업계의 열악한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우리나라의 HACCP은 상당수 업체에서 서류상으로 완벽할 뿐 실질적인 운영측면에선 여기저기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대변하는 대목이다.

최근 우리 사회 전반으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축산식품에 대한 위생·안전은 소비자에게 있어 그 민감성이 매우 크다.

도축단계에서 소, 돼지 등에 묻은 분변은 지육 전체를 오염시킨다. 가공단계에서 바닥에 고인 핏물이나 틈새에 낀 고기조각 등은 현장을 오염시킨다. 문제는 이러한 오염원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현장 내부에서 순환하면서 결국 여러 번 살균을 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고 축산식품을 오염시킬 수 있게 된다.

소비자의 눈높이는 이미 우리나라 GDP(국내총생산) 수준에 걸맞게 높아지고 있다. 안전에 대해선 축산식품업계도 GDP 수준에 걸맞는 시스템을 갖추는 한편 선제적인 대응에 나서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할 것이다.

이미 미국은 HACCP를 사전조치용으로 활용하고 여기에 더해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들을 감소시키는 개념까지 도입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식중독을 일으키는 일부 세균은 콜드체인에서도 잘 견디면서 소비자를 위협하는 경우가 있다고 하니 이에 대한 대비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HACCP은 운영측면에 있어 더 이상 ‘서류상’이 아닌 체계화된 시스템으로 굴러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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