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축수산인은 국민도 아니냐"

청탁금지법 개정 불발…내년 설 소비대책 내놔야 이한태·이미지 기자l승인2017.12.01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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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에 관한 법률(이하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이 부결됨에 따라 농업계는 농축산업 현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을 개탄하며 올해에 이어 내년 설에도 소비가 급감할 것이란 우려를 하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1월 27일 전원위원회를 개최하고 선물 상한액을 농축수산물에 한해 기존 5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하는 안건을 상정했지만 정족수를 넘기지 못해 부결됐다.

이에 농업계는 실망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물론 청와대, 총리실, 국회까지 청탁금지법을 농업 현실에 맞게 개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만큼 이번 결정을 충격과 실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FTA(자유무역협정) 등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농축수산업계를 위해 마련된 상생기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까지 거론하며 정부에 대한 불신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홍기 한국농축산연합회장은 “청탁금지법 선물 상한 일부상향으로도 농축산업계의 피해를 보전하기에 턱없이 부족한데 이마저도 부결됐다”며 “주무부처 장관은 물론 대통령과 국무총리, 여·야 의원들까지 나서서 청탁금지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했지만 권익위가 이를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 회장은 “권익위가 명색이 국민권익을 위하는 위원회인데 농축수산인은 국민이 아니냐”며 “농축수산업계의 최대 현안인 청탁금지법 개정 심의에 위원장도 참석하지 않았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권익위가 농축수산업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성토했다.

김지식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도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며 “강력히 대처해서 바로 잡거나 법을 바꿀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급감한 명절 농축산물 소비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번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불발이 지난 설과 추석 등을 통해 농축산업계의 피해가 드러났음에도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인 만큼 다가오는 설 전까지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한우협회는 국내 농축수산업의 피해 상황에 대해 공감하지 못한데 유감을 표하며 내년 설 명절에 적용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 반드시 국내 농축수산물 생산·유통이 활성화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홍길 한우협회장은 “이번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불발 사태로 인해 2달 앞으로 다가온 내년 설 명절에도 국내산 농축수산물 선물 시장이 위축돼 농축수산업의 피해가 지속된다면 그 책임은 전적으로 권익위에 있다고 본다”며 “한우농가 등 농축수산인들도 청탁금지법의 취지에는 적극 지지하나 농수축산업에 큰 피해를 입히고 있는 만큼 이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한태·이미지 기자  lht0203@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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