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보다 실' 한·미 FTA 폐기하라

"농업만 희생…美에 얼마나 더 퍼줄 것이냐" 최상희·이미지 기자l승인2017.12.05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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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미 FTA 개정 관련 2차 공청회장 앞에서 농업인들이 '한·미 FTA 폐기, 개정협상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사진=엄익복]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개정과 관련 양국간 무역 불균형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폐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주최로 지난 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한·미 FTA 개정 관련 2차 공청회’에 참여한 대다수 토론자들은 미국에 의해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한·미 FTA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으며, 이익의 균형이 깨진 만큼 협상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백 일 울산과학대 유통경영학과 교수는 “한·미 FTA는 농업을 희생해서 제조업을 살리자는 취지로 추진됐는데 실제로는 농업만 희생하고 제조업도 이득이 별로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재개정을 한다면 미국측의 이익을 위해 더 퍼줘야 하는데, 퍼준다면 무엇을 더 퍼줄 것이냐”며 폐기를 주장했다.

이재형 고려대 교수는 “FTA는 어느 한쪽의 일방에 의해 좌지우지되면 안되는 것”이라며 “양국에 공동의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재개정을 추진하되 레드라인을 정해서 그것을 넘는 경우 폐기하는 것도 하나의 옵션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두봉 고려대 교수는 “농업은 이 정부에서 관심이 많은,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산업”이라고 말하고 “정부는 미국이 불합리하고 일방적인 요구를 할 경우 끌려가지 않겠으며, 농업은 우리 정부의 레드라인인 만큼 한·미 FTA를 폐기할 수도 있다는 약속을 지키라”고 강조했다.

공청회에 앞서 한·미 FTA 폐기, 개정협상 반대 기자회견을 가진 농민단체들은 일제히 추가 개방 불가 입장과 협상 폐기를 촉구했다.

박형대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위원장은 “이번 개정협상은 아무리 좋은 전략을 세워도 미국만이 공격하고, 우리는 끊임없이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개정협상에 대한 국내절차가 급한 것이 아니라 한·미 FTA폐기에 대한 연구와 대책이 선행돼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한·미 FTA 발효이후 5년 동안 한우 농가는 18만호에서 8만호로 급락했다”며 “정부가 약속했던 상생기금, 피해보전직불금 등 대책은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는 만큼 FTA를 폐기하고, 쇠고기 관세를 다시 40%로 환원하라”고 촉구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도 “FTA협상 당시 피해산업에 대한 구제대책을 약속 했지만 실제로 실행되지 않고 있다”고 질책하고 “이번에 재협상이 추진될 경우 한·EU나 한·호주, 한·뉴질랜드 등도 잇따라 요구할 것이 뻔해 우리 먹거리산업은 외국 선진국의 노예로 전락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공청회는 1차 공청회 때와 같은 파행은 아니었지만 농민단체들의 실력행사를 우려해 차단봉을 세워놓고 용역업체들이 앞자리에 대거 포진해 있어 논란을 빚었다.

한편 이날 전국 139개 축협조합장들도 성명서를 내고 한·미 FTA 재협상에서 축산업의 생존권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전국 축협조합장들은 성명서를 통해 각종 시장개방의 소용돌이 속에서 끊임없는 희생을 강요받은 축산분야는 추가 개방 대상에서 제외돼야 함은 물론이고, 세이프가드 발동조건 및 국내산 유제품 사용량과 연계한 관세할당제도 도입 등 기존 불합리한 조항에 대한 실효성 있는 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농민단체들은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2014년도 박근혜 정부 당시 경제인단체장들을 사기죄로 고발했다. 피고발인은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장관,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 등이다.

농민단체들은 “한·미 FTA 협정체결을 앞둔 당시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비롯한 피고발인들은 FTA 체결로 인해 농업인들이 입게 될 수익피해와 생존권을 보전해 줄 것을 약속해 협정체결에 대한 반대를 철회했지만 전혀 지켜지지 않았다”며 고발장 접수 이유를 밝혔다.
 


최상희·이미지 기자  sanghui@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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