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훌쩍 넘은 생산량…내년 2월까지 가격약세 전망

월동무가 지난해 높은 가격을 형성하면서 올해 재배면적이 증가해 가격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 가운데, 실제 예상치를 훌쩍 넘은 과다량이 파종돼 월동무 가격이 내년 2월까지는 평년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으로 형성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와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산지 유통인에 따르면 올해산 월동무 생산량은 재배면적·단수 증가로 지난해보다 40%나 많은 33만톤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월동무 가격이 높았기 때문에 농업인을 비롯한 산지유통인들이 파종을 많이 할 것으로 예측됐으며 실제 재배면적은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4874ha를 기록했다. 여기에 태풍 등의 피해가 없어 단수 또한 17% 증가했다.

월동무 뿐만 아니라 가을무 재배면적과 단수도 증가해 이달 출하량은 지난해보다 28%, 내년 1월은 45%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무 공급과잉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과 내년 1월 시장격리 등 수급안정 대책을 통해 평년수준의 출하량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나 월동무 주산지인 제주도에서는 사전에 산지폐기 등을 진행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지유통인 관계자는 “지난해 무 가격이 높아 재배면적을 줄일까도 고민했지만 지난해 태풍, 저온 등의 피해를 감안해 올해 파종을 비슷하게 했다”며 “이상기후 등의 피해가 거의 없어 무 품위는 좋지만 월동무량이 너무 많아서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산지뿐만 아니라 도매시장에서도 많은 양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고민이다.

월동무는 일반가정의 소비가 거의 없는 만큼 가공공장과 식당, 식자재로 주로 납품되는데 소비자들의 식습관 변화와 외식경기 침체로 많은 소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가락시장 유통인 관계자는 “지난해는 무가 없어서 못 팔았지만 올해는 물량이 쏟아져 어떻게 팔아야 할지 고민”이라며 “정부에서 시장격리 등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전체 물량을 좌지우지할 수 없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무가 반입될 것이라는 기대는 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무 도매가격은 18kg 상품기준 지난해(2만4630원)와 평년(9870원)보다 낮은 7500원 내외로 예상된다. 내년 1~2월 가격도 올해(1만7660원)와 평년(9380원)보다 낮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가락시장에 지난달부터 월동무 하차경매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산지 농업인들은 도매가격이 1만원을 넘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내년 2월까지 도매가격이 1만원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어서 지자체와 가락시장, 정부의 지원 없이 하차경매를 진행할 경우, 출하자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게 업계 대다수의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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