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충남도의 3농혁신은 어떤 모양으로 진화해 나갈까. 국가적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국민운동으로 안착될까, 아니면 주창자 안희정 지사의 퇴임 후에는 흐지부지 동력을 잃고 말까.

기로의 3농,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런 면에서 지난 15~16일 웅천 무창포 비체팰리스호텔에서 열린 ‘3농대학 농정거버넌스 과정’은 중요한 변곡점에서의 결산대회로 평가된다.

보령 천북면 낙동초등학교 전교생 28명의 은은한 오카리나 합주로 부드럽게 시작된 이날 대회. 홍보영상 상영에 이어 ‘유통, 소비, 지역, 역량 성과발표’, ‘3농혁신 국민과 함께 선포’,  토론이 거듭되면서 서서히 열기가 달아 올랐고 저녁식사 후 있은 대화와 소통의 장에서는 그야말로 불을 뿜는 난상토론도 오고 갔다.

논지는 2가지. “이만하면 성공작이다. 우리 아니었으면 누가 농업에 대한 애정표현을 했겠느냐, 낙후됐으나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워 공감대를 형성케 한 것만도 큰 성과다”, “아니다. 돈(예산) 쳐다보고 호응한 뿐 것이고 본심적으로 움직인 것은 별로 없다. 그동안 바뀐 게 뭐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었느냐. 낭비 요소가 적지 않다”는 투의 찬반의견은 일견 정곡을 찌르는 촌철살인이다. 애초에 3농은 시책 추진이 아닌 이념 확산 정신운동이었다. 3농혁신은 업장에 시달리는 중생을 열반으로 안내키 위한 구도의 수행이며, 원죄를 뒤집어 쓴 인간을 구원키 위한 평화의 전도 같은 성(聖)의 길이 아니었을까. 원래 빛 안나는 농업·농정 아닌가.

FTA(자유무역협정)의 낙후일로에서 빚만 잔뜩 늘어나고 희망조차 없는 농업·농촌·농업인에게 한 줄기 빛을 주자고, 그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게 하자고, 그것을 일반에 알려 농업의 중요성 알게 함으로써 농업·농촌이 더 이상 퇴락의 길을 걸어가지 않게 하자는 복음화 실천 운동이었다는 거다.

지난 6년간의 실적을 계수·계량화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행복한 농정, 행복한 충남’처럼 추상적 행복을 실물계수로 산출한다는 자체가 몽상일 수 있다.

급감하는 농어촌 인구대비 충남도 농업인구 감소폭이 그나마 더디고 민관협치 거버넌스 농정의 틀을 마련한 것과 가구당 농림어업 지역내 총생산(GRDP)액이 전국 최고가 된 것 등은 가시적 효과라 할만하다. 양식어업과 축산물 생산에서도 탁월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해삼양식과 김 수출 실적, 토바우한우 1등급 출현률, 농업법인들의 매출액 증가, 배 수출증가 등이 그렇다.

“화학비료를 확 줄인 것만도 대단한 일이라고 봅니다”(장재욱 홍성군 농정과장). “토바우 1등급 출현률 89.1%에 축산농가 소득의 현저한 상승은 괄목할 성과라고 봅니다”(오진기 충남도 축산정책팀장). “대형매장 입점율 상승과 함께 농산물 마케팅매출액이 5~6배 증가한 것은 엄연한 실적입니다”(양환성 농협충남지역본부 단장). “광역브랜드 충남오감 550억원 매출과 학교급식지원 로컬푸드매장 확산도 중요하지요”(강환달 아산시 농정과 팀장)

다 좋다. 정치인들이 입만 열면 “농촌이 잘 살아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뻥’치는 것만으로도 3농혁신은 효과를 내고 있는 거다. 이제 3농은 3단계에 접어든다. 충남에서 불거진 3농혁신 불씨가 한국농정의 겨자씨가 되기를 바라는 이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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