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과수산업의 돌파구 ‘자조금’ …(下) 과수의무자조금 현황과 과제는

생산·유통체계화 유도 '당면과제'
부담 최소화·사업효과 극대화…참여확대 필요
최은서 기자l승인2017.12.2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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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자조금을 운영해오던 사과, 배, 감귤, 참다래가 내년부터 의무자조금을 시행하고 단감, 포도, 복숭아도 의무자조금 도입에 잰걸음을 보이고 있다. ‘농수산자조금의 조성 및 운용에 관한 법률’(이하 농수산자조금법)에 의거해 내년부터는 의무자조금으로 전환하는 품목에 한해서만 정부지원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 지난 10월 말 농수산자조금법 개정안이 공포, 내년 5월부터 시행돼 의무자조금단체가 수출 등 단일 유통조직을 지정하는 생산·유통 자율 조절 제도를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이에 과수의무자조금 진행 상황과 과제를 살펴봤다.

#의무자조금 거출현황

사과, 배, 감귤, 참다래는 2018년도 의무자조금 도입을 확정, 자조금 사업이 출범했다. 의무자조금을 통해 거출이 완료되면 정부보조금을 제외하고 사과 20억원, 배 12억원, 감귤 22억원, 참다래 9억원의 자조금이 조성될 전망이다.

의무자조금 거출 방법은 사과는 3㎡당 20원을 거출하고 배는 재배규모와 상관없이 씌우는 봉지마다 2원씩 내도록 했다. 감귤은 출하금액을 기준으로 출하금액의 0.25%, 농협 등 유통조직은 전년 매출액의 0.05%를 각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참다래는 출하금액을 기준으로 출하금액의 0.90%의 자조금을 부과한다.

아직 의무자조금 시행을 확정짓지는 못했으나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단감, 포도, 복숭아도 재배규모 0.1ha 이상 농가를 거출 대상으로 삼고 1㎡당 10원의 자조금을 거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통해 정부보조금을 제외한 자조금 조성규모는 단감, 포도, 복숭아가 각각 8억원, 13억원, 14억원이 될 전망이다.

#자조금법 개정…5월부터 시행

농업선진국과 같이 경작자들이 스스로 규제내용을 정하고 이행할 수 있는 여건도 조성됐다.

지난 2월 이양수 의원(자유한국, 속초·고성·양양)의 대표발의로 상정된 농수산자조금법 개정안이 지난 9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 지난 10월 31일 공포됨에 따라 내년 5월부터 시행된다.

개정된 농수산조금법은 △의무자조금 설치 승인요건 강화 △생산량 이외 재배면적 등으로 산정이 가능해 자조금 이중거출 논란 해소 △납부자 우선 지원 및 폐지기준 현실화 △생산·유통 자율조절 △개인정보 포함 통계자료 제공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의무거출금은 회원별로 경영규모 기준으로 산정하되 그 한도는 해당 품목 평균 거래가격의 100분의1 이내로 하도록 했다. 2개 이상의 자조금단체에 납부해야 하는 경우 먼저 납부한 의무거출금 금액만큼 감액해 다른 자조금단체 납부할 수 있도록 해 이중거출논란을 해소했다.

의무거출금 납부자에 우선적으로 각종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고 경작 및 출하신고, 시장출하규격 설정, 수출 등 단일 유통조직 지정 등의 조치와 수급조절 기능 등 자조금위원회의 법적 권한도 명시됐다. 특히 자조금단체는 개인정보를 포함한 통계자료를 제공토록 해 무임승차가 줄어들고 의무거출 고지가 용이해질 전망이다.

#과수자조금 당면과제

의무자조금은 수급조절, 경쟁력 제고 등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한 제도이다. 전문가들은 의무자조금 전환부담은 최소화하되 의무거출금 납부자들이 피부에 바로 와 닿을 수 있도록 사업효과를 극대화해 사업 참여 확대를 유도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하고 있다.

△협의와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 △무임승차 및 납부면제 최소화 △회원 등과의 분쟁 가능성 최소화 △거출금 및 사업규모 최소화 등으로 의무자조금 전환부담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수급조절과 가격안정을 최우선으로 두고 △세부품목단위 의사결정 및 사업 추진 △연계사업 및 위임·위탁 확대 △단계적인 제도적 권한·책임 확보로 의무자조금 사업효과를 극대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자조금단체가 대표성을 가지고 협의와 합의를 주도해 시장출하기준과 유통창구 등을 결정짓는 등 생산·유통 체계화를 유도해 나가야 하는 것은 당면 과제다. 아울러 뉴질랜드 제스프리의 사례와 같이 생산자 간 자율규제를 위한 협의기구와 통합마케팅조직의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특히 농업 현장에서는 의무자조금 제도의 조기 정착을 위해서는 (가칭)의무자조금지원센터가 설립, 운영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의무자조금 도입 초기에 이 같은 센터의 지원을 통해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시스템을 구축해 시행착오를 최소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뷰]김응철 충남대 농업과학연구소 자조금연구센터 부센터장
- 공동 이익·책임의식 가지고 수급문제 해결해야

“농업은 농산물 가격안정이 가장 중요합니다. 선진국이 자조금 사업을 하는 것도 농산물 적정가격 유지를 통해 중소 농가를 보호하기 위해서입니다. 자조금 사업을 통해 공동이익을 추구하고 공동책임의식을 가져 농산물 수급문제의 해결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합니다.”

김응철 충남대 농업과학연구소 자조금연구센터 부센터장은 의무자조금 도입은 ‘필연’이라고 강조하며 WTO(세계무역기구)의 보조금감축협약에 따라 정부의 직접 지원이 줄어들 수 없는 만큼 의무자조금을 통해 굳건한 자생력을 갖춰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부센터장은 타 농산물 품목보다 과수품목의 의무자조금 정착이 더 용이하다고 봤다. 품목별 주산지 시군이 적기 때문이다. 그는 “예컨대 경북이 사과 생산의 65~70% 차지하고 있는데 도내 6개 시군에 집중돼 있다”며 “주산지가 중심이 돼 시군단위의 해당 품목연합회, 협회 등의 조직을 활용하면 의무자조금을 수월하게 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자조금 단체의 사업에 필요한 기본적인 인프라는 물론 법률, 회계, 자금, 인력, 홍보 등과 관련된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정부에서 자조금 단체에 우편물 송부에서부터 교육, 사업까지 너무 많은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며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자조금단체를 인큐베이팅해 이륙시켜주는 자조금 지원 기관·조직의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은서 기자  eschoe@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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