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농촌에선 50-60대가 '젊은이'
농림어가 인구 전체보다 빠르게 고령화…고령인구 비율 37.8%

전 세계적으로 고령화 추세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며 그 심각성은 더하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과 세계간의 노령화 지수(고령인구(65세 이상)÷유소년인구(0~14세)×100) 추이를 살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노령화 지수가 2005년 47, 2010년 68, 2030년 214, 2050년 429로 급격히 상승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세계 노령화 지수가 2005년 26, 2010년 28, 2030년 51, 2050년 82로 예측되는 것과 비교하면 앞으로 우리나라의 노령화 속도는 상상이상으로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한국의 기대수명은 82.1세로 OECD 평균인 80.5세보다 높다.

이처럼 우리나라가 장수국가로 떠오른 원인으로 급속한 경제성장에 힘입어 국민 영양상태나 의료 수준이 크게 발달한 데다 최근에는 ‘웰빙’을 추구하는 성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 농림어가 고령인구 비율 37.8%
이런 가운데 특히 농촌지역은 2010년에 이미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이제는 고령화률이 30%가 넘는 군·면 단위의 지역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통계청 ‘2015 농림어업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농림어가 인구는 전체 인구보다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농림어가의 고령인구 비율은 37.8%로 전체 인구 13.2% 보다 2.9배가 더 높은 것이다. 2010년 31.1%였던 농림어가의 고령인구 비율이 불과 5년만에 37.8%로 6.7%포인트나 높아졌다.

농림어가 경영주 평균연령도 2010년 62.0세에서 2015년 65.3세로 3.3세가 증가했다.

이같은 고령화의 진행으로 2015년 기준 전체 농림어가는 123만7000가구로 2010년 134만3000가구보다 10만6000가구가 감소했으며, 농림어가 인구는 2010년 349만9000명에서 57만5000명이 감소한 292만3000명으로 줄었다.

높은 노동의 강도에 비해 소득이 낮다보니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연령대별 농가인구 비율을 살펴보면 그 심각성은 더하다. 70대 이상의 농가비율이 가장 높은 27%를 차지하면서 갈수록 늘고 있는데 반해 10대 이하 연령층은 큰 폭으로 감소하는 마름모꼴의 인구피라미드 구조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 고령화로 생산가능인구 감소, 농축산업계 인력난 심화
]이처럼 고령화된 시대에는 필연적으로 생산가능인구의 감소를 불러오기 마련이고 이는 고령화 진행속도가 더 빠른 농업 전반에 있어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요인이 된다.

이미 농촌에선 50~60대가 젊은이로 인식되고 있다. 젊은 인력의 유입이 없다보니 일손을 구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 됐다. 비록 정부가 젊은이의 유입을 촉진해 농업·농촌의 활력을 증진하고 농촌을 재건하려고 하고 있지만 열악한 정주생활 기반과 도농 간 격차로 인해 정주 만족도가 낮아 활력 있는 농촌을 재건하는 게 쉽지 않은 실정이다.

특히 경종이나 원예 등 다른 농업과 달리 축산의 경우 움직이는 동물, 그것도 소나 돼지 등 덩치가 큰 동물을 다루다 보니 고령화로 인한 여파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축산농가의 65세 이상 고령화율은 2014년 기준 44.3%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평가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그 심각성은 더하다.

이런 이유로 농협중앙회가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령화 등으로 향후 10년 이내 축산업을 그만둘 것으로 예상하는 농가가 50%에 달했으며, 15년 후에는 60~70% 수준으로 높아졌다.

# 고령친화식품 시장 급속 성장
한편 고령화로 인한 변화는 비단 농업·농촌에 국한되지 않는다. 먹거리시장에서도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고령친화식품 시장의 급속한 성장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의약품통계연보에 따르면 고령친화식품의 국내시장 규모는 2015년 출하액 기준 7903억원으로 불과 5년전인 2011년 5104억원에서 54.8%가 증가했다.

이와 관련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2016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조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건강기능식품, 인삼·홍삼제품, 청국장, 두부, 효소식품, 죽, 건강즙 등을 고령친화식품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실제 60세 이후 이같은 식품에 대한 소비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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