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원 택시'·'9988쉼터' 벤치마킹

문재인 대통령은 농촌형 마을 택시 도입과 농어촌 어르신 공동주거·급식시설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들 정책은 이미 지자체가 독창적인 행정을 펼쳐 우수 사례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도·시·군민으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어 각 지자체로 벤치마킹되고, 이는 중앙의 정책에 반영됐다. 100원 택시는 농어산촌 주민들의 교통 불편을 해소했고 9988쉼터는 어르신들의 공동체 회복을 도왔으며 남도 한 바퀴는 농촌 관광의 매력을 되새겨줬다는 평이다.

#농어산촌 교통 불편 해소 ‘100원 택시’

‘100원 택시’는 대중교통 수단을 이용하기 힘든 농어촌과 산골 오지 주민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100원 택시는 말 그대로 시내버스 길이 뚫리지 않은 마을 주민이 택시를 호출해 타고 100원만 지불하면 가까운 버스정류장에 내려주는 시스템이다.

이 100원 택시의 원조는 충남 아산시이다. 아산시는 복기왕 아산시장의 역점사업으로 2012년 10월부터 두 달간 배방읍과 읍내리 일부 지역에서 전국 최초로 ‘마중택시’를 시범 운영했다. 이후 관련 조례를 정비해 이듬해 7월 재가동에 들어갔다. 시행 처음에는 공짜로 택시를 태워주고 택시 기사에게 미터요금을 정산해주려고 했지만 지자체장의 선거법 저촉 논란이 불거져 상징적 요금인 100원만 받게 됐다.

현재 아산시에서는 80여개 마을에서 마중택시를 운행하고 있다. 택시기사가 마을에서 3㎞ 이내 버스정류장까지 손님을 내려다 주고 탑승 인원에 상관없이 대당 100원의 요금을 받는다. 시 소재지까지 볼일이 있는 손님은 대당 1400원을 부담한다. 나머지 요금 차액은 아산시 예산에서 보조받는다. 2016년 아산시에서는 마중택시 3만8432대가 이용, 택시비로 1억8200여만원의 시 예산이 소요됐다.

특히 이낙연 국무총리는 전남도지사 시절 이 시스템을 벤치마킹했다. 2014년 6·4 전국동시 지방선거에서 이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선 뒤 100원 택시 검토에 들어갔다. 보성군을 시작으로 현재 도내 21개 시·군에서 확대 시행되고 있다. 문 대통령도 후보 시절 ‘100원 택시를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제도는 희망택시(충남 서천), 따복택시(경기), 섬김택시(충남 예산), 마실택시(울산) 등 전국 50여개 지자체에서 인구 감소에 따른 벽·오지 대중교통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도입, 운영되고 있으며 올해부터 농림축산식품부는 100원 택시 등 농촌형 교통모델사업을 현재 18개소에서 전국 82개 군 지역 전체로 확대하고 78개 시 지역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에서 공공형 택시로 지원한다. 지역시책의 성공이 전국으로 확대된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부터 100원 택시 등 농촌형 교통모델사업을 현재 18개소에서 전국 82개 군 지역 전체로 확대하고 78개 시 지역에 대해서는 국토교통부에서 공공형 택시로 지원한다고 지난해 12월 밝혔다.

지금까지 농식품부가 선정하던 사업대상 지자체를 시·도로 변경하고, 이용 요금도 해당지역 1인당 버스 요금(1200원)에 준하는 수준에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하고 사업비 지원비율도 지금까지는 국비 50%, 시·군비 50%에서 국비 50%, 시·도비 10%(권장), 시·군비 40%(상한은 없음)로 변경했다.

기존 택시형(100원 택시) 이외에 버스 유형을 셔틀과 콜, 혼합 등 다양화해 지자체가 사업 대상지역의 교통 환경 여건과 주민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선택하도록 하고 기존 운수업체가 운영하던 100원 택시형을 포함해 마을자조형, 농협활용형, 비영리법인형 등 주민 참여형 교통모델을 다양하게 제시했다.

#한솥밥 먹으며 동거동락 ‘9988쉼터’

‘99세까지 88하게 사시라’라는 뜻으로 만든 전남 순천시의 시책 ‘9988쉼터’가 독거노인 복지 향상에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

9988쉼터는 경로당, 마을회간, 빈집 등 기존 시설에 주방시설, 화장실 등을 수리하고 침구류·생활 가전제품을 구비하는 등 최소 비용으로 독거 어르신들의 공동생활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다.

1인당 월 4만원의 운영비와 월 20만원의 난방비(동절기 6개월)를 지원하는 제도로 개소당 500만원이 시설보수비로 지원된다. 9988쉼터는 시·군 단위의 농어촌 지역은 주민 대다수가 65세 이상으로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만큼 독거노인의 고독사와 치매, 우울증을 예방하고 새로운 공동체를 형성,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9988쉼터는 혼자 사는 어르신 5~10명이 공동 거주하는 것으로 단순한 경제적 지원에서 벗어나 사회안전망을 촘촘히 구축하고 지역사회와 연계한 관계망을 복원해 주는 것이다.

순천시는 요가, 체조, 전통 뜸, 치매예방, 약물 오남용 교육, 한글 작문 교실 등 어르신들의 일상생활에 유용한 프로그램을 운용해 어르신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아울러 2015년부터는 시 자원봉사센터와 연계해 9988쉼터와 자원봉사단체 간 1대1 자매결연을 맺고 쉼터별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자매결연을 맺은 각 단체는 월 1~4회 쉼터를 방문해 말벗서비스, 식사, 청소, 시장보기, 공연, 의료봉사, 나들이 등 봉사활동에 자발적으로 동참해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

9988쉼터는 2013년 4월 외서면 가용마을에 제1호가 설치된 이후 지난해 12월 기준 67개소가 운영 중이다. 어르신들의 건강 악화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한 데 이어 실제로 독거사를 예방한 사례도 생겨나 자녀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어촌 관광 매력 발산 ‘남도 한 바퀴’

정부 차원에서 농촌 관광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전남 지역관광지 순환버스인 ‘남도 한 바퀴’가 주목받고 있다.

하루 9900원짜리 ‘남도 한 바퀴’ 버스표 한 장이면 당일치기로 전남도를 알차게 관광할 수 있다. 단 섬코스는 1만7900원~2만5000원으로 노선별로 다르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개별여행객과 대중교통 접근이 취약한 관광지 연계를 위해 전남도가 기획한 남도 한 바퀴 사업이 당초 기대를 넘어선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도 홍보 효과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이 특산품을 구매하고 음식점을 이용해 주민 소득 창출에 기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남도 한 바퀴를 이용한 관광객이 3만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12월 10일까지 총 960회를 운영해 이용객 3만983명을 달성한 것으로 버스 1대당 평균 32.3명이 탑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6년 평균 21.7명이 탑승한 것보다 49% 늘어난 규모이다.

전남도는 섬 관광 매력을 듬뿍 느낄 수 있는 섬 코스 확대를 흥행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섬 3개(고흥 연홍도, 거금도 유람선,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와 야경 4개 코스가 신설돼 지난해 12월 기준 21개 코스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섬 코스는 총 223회 운행돼 8824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야경코스는 벌교 꼬막거리, 영암 낙지음식거리 등 음식 특화 거리와 야시장에서 저녁식사 후 여수 해상 케이블카, 목포 춤추는 바다 버스 등 야경 볼거리가 풍부한 광광지로 코스를 짜 타 시도에서 오는 관광객과 이른 시간 관광이 부담스러운 관광객 등으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전남은 이같은 관광객 유치효과를 올해에도 이어가기 위해 콘텐츠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환승고객에게 일체형 관광 정보를 제공해 체류 관광객을 늘리고 젊은층을 유도하기 위해 20~30대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맛집 탐방 등으로 구성된 코스를 만드는 데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관광 상품의 인기로 전남도는 지난해 11월 문화마케팅 연구소가 주관한 전국 관광지 평가에서 광역지자체 지역 호감도 부문 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전국 229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8개 분야를 평가해 시상하는 전국 22곳의 ‘트래블 아이 어워즈’에서도 전남 6개 시군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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