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업 '민족산업'으로 자리매김 해야
국민 육류소비량 꾸준히 증가·농업생산비중 43% 차지

축산업은 생명산업이자 식량주권의 최일선에 있는 산업이다. 2015년 기준 축산 생산액은 19조1260억원으로 농업생산액의 43%를 차지했으며, 축산업의 소득 규모 역시 농업총소득의 32%인 8조8080억원에 달한다. 1인당 축산물 소비량도 2010년 117.3kg이던 것이 2016년 144.6kg으로 대폭 늘었다.

국내 축산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산 강국들과의 잇단 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한 시장 개방 탓에 이제 세계를 상대로 경쟁해야 하는 형국이다.

게다가 보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찾는 소비자의 요구는 점점 높아져 가고 있어 축산업은 국민들에게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제 역할을 감당해야 하는 동시에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편집자 주>

▲ 축산업은 위기속에서도 그동안 빠르게 성장하면서 또 다른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 축산업 현주소
최근 축산식품의 소비 증가에 따른 축산업중심의 농업생산구조는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농업생산 10대 품목 중 1970년에는 닭, 계란, 한우, 돼지 4개 품목이던 것이 2015년에는 돼지, 한우, 우유, 닭, 계란, 오리 6개 품목으로 축산부문이 확대됐다.

주요 가축 사육 마릿수도 소는 1956년 87만마리 수준에서 2015년 272만마리로, 돼지는 126만마리에서 737만마리로, 닭은 892만마리에서 1억4735만마리로 증가했으며, 배합사료 생산량은 같은 기간 16만톤에서 1930만톤으로 12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축산업의 규모화로 한우는 도축마릿수 80만마리, 생산액 4조원, 돼지는 도축마릿수 1600만마리, 생산액 6조7000억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육류 소비량은 경제성장 등의 영향으로 1990년 86만톤에서 2016년 253만톤으로 약 3배 증가했고 같은 기간 1인당 육류 소비량은 19.9kg에서 49.5kg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이 기간 쌀의 1인당 소비가 120kg에서 62kg으로 약 48%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인 하루 공급에너지의 비중도 곡물은 1990년 59.5%에서 2014년 44%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육류는 8.5%에서 14.1%로 증가하는 등 국민 식생활에서 축산물의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농림업 생산액은 1980년 6조7000억원에서 2015년 44조5190억원으로 30여년간 7배 가량 증가한 반면 축산업 생산액은 같은 기간 1조2000억원에서 19조1260억원으로 15.9배 증가하는 등 빠르게 성장, 전체 농업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9%에서 43%로 크게 확대되는 등 농업·농촌에서 매우 중요한 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전국한우협회는 한우산업이 쌀과 함께 민족산업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우의 공익적 가치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농촌 경제의 중심으로 바로설 수 있도록 FTA 피해보전직불제를 실제 농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개정하고 번식농가의 안정을 위해 송아지생산안정제가 현실성 있게 시행될 수 있도록 개선하는 한편 비육농가를 위한 안정화 대책도 주문하고 있다. 수급안정화 대책을 중심으로 사전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지속가능한 낙농을 위해 대규모 낙농단지 및 간척지 등을 이용한 낙농단지 조성 및 조사료 생산을 통해 우유생산비를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며, 대한한돈협회는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개선은 물론 양돈산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축산업 걸림돌을 디딤돌로
국내 축산업은 하지만 이 같은 축종별 요구사항에 더해 축산환경, 가축질병, 무허가 축사, 축산물의 안전성, 고령화 및 인력확보 어려움 등 다양한 산적한 문제로 축산농가 수는 모든 축종에서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육우와 돼지농가의 경우 1990년대 후반까지 급감하다가 2000년대 초반부터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고 가금류는 경기변동과 고병원성 AI 등의 영향을 받고 있다. 1980년과 비교해 2016년 축산농가수를 살펴보면 한육우는 99만7000호에서 9만호, 젖소 2만2000호에서 5400호, 돼지 50만3000호에서 4600호, 닭 69만2000호에서 3000호로 대폭 감소했다. 이는 당시와 비교해 한육우의 경우 9.0%, 젖소는 25.2%, 돼지는 1.0%, 닭은 0.4% 수준에 머무는 것이다.

반면 사육마릿수는 1990년대 이후 무역개방화에 따른 정부의 축산업 경쟁력 강화 대책 추진과 축산업계의 자발적인 구조조정이 전업화·규모화를 촉진해 지난 30여년간 약 2~6배 가량 증가했다.

이처럼 전반적인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축산업은 수입자유화, 높은 생산비, 사료가격 부담 등 불안정한 축산환경을 비롯해 재난형 질병으로 인한 동물생산 환경의 위협 가중, 각종 소모성 질병에 따른 생산환경 악화 등을 겪으면서 곳곳에 발전을 저해하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축산이 환경오염원으로 인식되고 지역사회와 소통부재로 생산환경이 악화되고 있는데다 무허가 축사, 허가제 등 진입장벽으로 인한 폐쇄적인 산업으로 인식되면서 이는 축산업 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게다가 구제역, 고병원성 AI(조류인플루엔자) 등 재난형 질병의 악순환은 재정 손실액을 키워 구제역의 경우 2000년 2725억원, 2002년 1058억원, 2010~2011년 2조8423억원, 2014~2016년 714억원이 소요됐다. 고병원성 AI는 2003~2004년 874억원, 2006~2007년 339억원, 2008년 1817억원, 2010~2011년 807억원, 2014~2015년 2381억원이 투입됐고, 2016~2017년에는 살처분 마릿수가 사상최대인 3000만 마리를 웃돌았다. 또한 지난해 8월 드러난 살충제 계란의 파장은 진행형으로 국민 불안감을 완전히 해소시키지 못하면서 해결해야 할 축산 현안 중 하나로 부각됐다. 

이 같은 축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다양한 걸림돌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축산물 수급 관련 문제를 농가가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정부차원의 유통구조 개선과 합리적인 소비기반 조성 노력, 환경친화적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분뇨와 악취 관리 강화, 친환경 축산물 공급 확대 등의 노력 역시 축산업 발전의 디딤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성장동력 수출에서 찾다
최근 국민 소득이 3만달러를 넘어가는 시점에서 국민소득 증대와 소배패턴 변화 등을 감안할 경우 국내 축산업은 그 양과 질적인 측면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축산업의 성장동력을 수출에서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물론 구제역과 돈열로 돼지고기의 경우 재고로 쌓인 저지방부위를 해외로 수출하는 데 애로를 겪고 있으나 국내 수급조절을 도모하기 위해서라도 소위 등심, 후지 등 저지방 부위의 수출 방안으로 가열처리 제품의 수출을 보다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닭고기 수출도 삼계탕은 주로 미국, 일본, 홍콩, 대만으로 수출되고, 노계는 주로 베트남 등으로 수출되지만 AI 질병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실제 수출 확대가 어려운 상황이다. 질병과 관계없이 수출 가능한 열처리가공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일본, 사우디아라비아 등 이슬람권에 대한 할랄인증을 통한 다각적인 수출정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조제분유의 경우 최대 수출국인 중국과의 사드문제가 한국제품 불매운동으로 번져 2017년 큰 폭의 수출량 감소로 이어졌지만 올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수출에서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함께 소고기는 주로 홍콩으로 등심, 안심 등 구이류가 수출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국가와 부위를 더욱 확대할 필요가 있고 다양한 등급으로 수출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최근 동물용의약품의 수출도 확대돼 주목되고 있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원료와 완제로 구분할 경우 2016년 수출금액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2745억원으로 이 가운데 원료 동물용의약품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1317억원을 수출했고 완제 동물용의약품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1427억원을 수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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