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었다 녹았다 반복 품위 하락
피해규모 집계도 어려워…가격상승 불가피

▲ 지난 6일 해남지역에는 8cm 가량의 눈이 내려 제대로 된 배추의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달부터 지속된 한파로 월동배추와 월동무의 수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본부, 월동배추·무 재배지 관계자에 따르면 배추는 주산지인 해남지역을 중심으로 지난달 23일부터 한파가 지속돼 결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평년에 11톤 정도가 수확됐던 한 포전의 경우 올해는 10톤 정도밖에 수확을 하지 못했다.

지속된 한파를 우려해 얼어있는 배추를 억지로 녹여 김치공장 등에 납품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품위 저하로 도매가격이 하락이 우려되자 일부 농업인과 산지유통인들 사이에서 김치공장으로 밀어넣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6일 해남지역에 8cm 가량의 눈이 쌓이고 낮 기온도 영하로 떨어지면서 그나마의 수확작업도 정지됐다.

이에 따라 결구지연으로 출하시기가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며, 저장기간도 짧아질 전망이다.

해남의 한 배추 농가는 “재배면적이 지난해 대비 크게 늘었어도 한파에 따른 동해로 품위가 좋은 배추는 찾기 어려울 것”이라며 “평년 동기에는 60% 정도가 출하됐지만 올해는 50%도 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농경연 농업관측본부 관계자는 “저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다음 달 중·하순부터는 상품물량이 부족해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얼고 녹는 현상이 자주 발생해 배추 저장기간도 평년보다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아청과 관계자는 지난달 출하량이 재배면적 증가로 소폭 늘었지만 중순 이후에는 한파로 인해 작업량이 많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이달에는 중순 이전까지 설 특수로 일정 수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공급량이 예년보다 많지 않아 배추 도매가격이 지난달보다 높은 10kg 상품기준 8500원선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동무도 지난달부터 제주도 지역의 한파로 얼고 녹기를 반복하다 현재는 고지대를 중심으로 얼어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 지역의 한파는 지난달부터 세 차례 지속됐으며 고지대의 월동무는 일주일 이상 얼어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발 100m 이하의 지대에서도 육안으로 동해가 일부 파악되며 그 이상 고지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는 게 산지 농협관계자의 전언이다.

강금란 성산일출봉농협 유통사업소장은 “무가 얼고 녹기를 반복해 스펀지처럼 물렁물렁하고 제대로 된 상품을 보기 어렵다”며 “한파가 풀려야 정확한 피해 규모가 집계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고지대의 무는 대부분 바람이 들어 잘라서 판매를 해야 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강 소장은 “바람이 든 무는 기온이 상승하면 쉽게 썩어 판매에 어려움이 있다”며 “월동무의 동해는 제주 어느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제주도 전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은수 농경연 농업관측본부 연구원은 “월동무 동해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바람이 든 무는 표면에 검은 점이 박혀 판매가 어렵기 때문에 잘라서 판매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 연구원은 “한파의 영향으로 지난달 2018 농업전망에서 발표한 월동무 예상 단수(10a당 6167kg)보다 실제 단수는 줄 것으로 예상된다”며 “도매가격도 평년보다 높게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락시장에서도 생육기 한파와 폭설로 인해 작황이 좋지 않고, 출하기에도 이어진 한파로 이달 출하량이 평년보다 많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월동무 도매가격은 지난달(9825원)보다 높은 20kg 상품 기준 1만5000원 정도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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