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청년 축산인' 고민을 나누고 미래를 그리다-①손봉구 '米소짓다' 대표

정부·청년 축산인간 지속적 소통 '절실'
초기 투자비용 부담 경감 등 피부에 와 닿는 정책 필요
이미지 기자l승인2018.02.13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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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경주시에서 한우 100마리를 키우고 있는 청년 축산인, 손봉구 '米소짓다' 대표.

가축을 기른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축산업의 높은 초기 자본과 각종 규제는 젊은 청년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한우의 경우에는 타 축종에 비해 사육기간이 2~3년으로 길어 자금 회전율이 느리고, 산업에 대한 전망도 쉽게 가늠할 수 없어 산업의 미래를 맡길 젊은 축산인들을 확보하기란 여간 쉽지 않다.

이같은 상황에서도 최근 부모님의 그늘을 벗어나 자신의 이름으로 된 우사를 새롭게 완성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청년 축산인이 있다. 2015년, 32살의 나이로 호기롭게 축산업에 뛰어든 손봉구 ‘米소짓다’ 대표를 만나 청년 축산인이 안고 있는 고민에 대해 들어봤다.

# 청년축산인 위한 ‘소통창구’ 필요해

경북 경주시에서 100여마리의 한우를 키우고 있는 손 대표는 최근 정부의 청년 축산인 육성을 위한 활발한 정책활동에 대한 고마움을 가장 먼저 전했다.

“최근 정부에서 청년 축산인에 관심을 보여주고 있어 굉장히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동안 정부에서도 청년 축산인 육성에 대해 중요성과 필요성에 대해선 인식하고 있었지만, 이를 위한 소통이나 실질적인 지원책은 부족했던 게 사실이죠.”

특히 그동안 정부와의 소통에 목말라 있었던 손 대표는 지난달 열린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청년농업인과의 간담회 자리는 마치 단비와도 같았다.

“현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직접 듣고, 질문도 하고 싶었습니다. 또 다른 청년농업인은 어떤 고민을 갖고, 치열하게 살고 있을까도 궁금하기도 했고요. 언제 다시 이런 기회가 올까 싶어 꼭 참석하고 싶었습니다.”

손 대표는 이번 간담회에서 정부와 적극적으로 얘기를 나누고 대화하는 청년 축산인들을 보면서 소통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다. 만약 정부나 생산자단체 등 공신력 있는 기관 산하의 청년축산인 조직이 생긴다면 정부에서도 청년 축산인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지고, 원활한 소통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청년 한우농가를 중심으로 한 지역단위 모임은 활성화돼 있지만 전국단위의 모임은 아직 마련돼 있지 않다. 따라서 청년 축산인들의 목소리가 정부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가교역할을 하는 전국 단위의 한우농가나 축산농가의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무래도 지역단위 모임은 목소리가 분산돼 정부까지 올라가는 데 힘이 달립니다. 청년 축산인이 소통 창구로 이용할 수 있는 공신력 있는 모임을 구성한다면, 청년 축산인이 피부로 와 닿는 정책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손 대표는 정부와 청년 축산인간 소통을 강조하며, 이를 위해 청년축산인을 중심으로 한 정부나 생산자단체 산하의 중앙 조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 기반다지기 위한 초기 자금이 큰 '걸림돌' 

또한 최근 축사 이전까지 마친 손 대표는 정부에서 청년 축산인에 대한 관심을 넘어 보다 효율적인 대책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특히 초기 투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큰 축산업의 특성상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창업에 비해 비교적 초기 투자 자본에 부담이 적은 후계농으로 축산에 진입했지만 그도 축사 이전 계획을 세우면서 자금에 대한 어려움은 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에서도 이같은 축산인들의 어려움을 해결코자 후계농업경영인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3년 거치 7년 분할 상환을 조건을 내 걸어 기반 조성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 역시 짧은 상환기간으로 인한 부담이 적지 않다는 게 손 대표의 설명이다.

“주변에선 7년 내 지원금을 모두 상환키 위해 본인이 가진 기반을 되팔거나 다시 대출을 받아 돈을 갚아나가는 경우도 볼 수 있습니다. 상환에 대한 부담을 늘 갖고 있는 것이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30년 가량의 장기저리로 융자를 지원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손 대표는 전했다. 이렇게 하면 청년 축산인들의 상환 부담도 줄어들고, 상환 기간동안 축사를 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농민들이 사라지고 있는 문제도 일정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손 대표의 복안이다.

“정부에서 지금 가장 중요한 게 생각하는 것은 논에 나가고, 축사에 들어가는 농민이 있어야 한다는 것 입니다. 이를 위해 장기저리로 융자를 지원해 주는 방법이나 후계 축산인에 대한 상속세나 증여세를 유예시킨 뒤 일정 기간동안 축사를 운영한다면, 이를 감면이나 면제시켜주는 방법 등에 대한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축산도 ‘전문직’으로 거듭나야

더불어 손 대표는 농장도 자격이 부여돼야 운영할 수 있도록 전문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더욱이 최근 가축분뇨 문제가 대두되고, FTA(자유무역협정)으로 인한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 속에서 한우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교육을 통한 산업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손 대표가 줄곧 일정 시간 교육을 이수한 사람에 한해 축사를 운영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축산은 꾸준히 연구하고 노력해야 하는 전문직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교육을 이수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배우고, 단순히 자신의 이익을 위한 사업을 한다는 생각보다는 국민에게 질 높은 단백질을 공급한다는 데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 농장의 이름인 ‘米소짓다’는 벼농사와 한우농장 운영을 병행하고 있는 손 대표가 쌀을 뜻하는 ‘米’와 ‘소’를 합쳐 만든 이름이며, 로고에서도 이같은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이같이 전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손 대표는 농장도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米소짓다’라는 농장명을 짓고, 최근에는 기업에서나 볼 법한 로고를 제작해 명함까지 만들었다. 로고를 제작하는 정성에서 손 대표의 축산업에 대한 자부심까지 느낄 수 있다.

“어디에 가서도 저의 직업을 당당하게 말할 수 있도록 농장명을 짓고, 로고도 만들었죠. 저만의 브랜드를 만든 것 같아 제 농장에 더욱 애착이 생깁니다. 향후 축산업에 들어올 젊은 축산 후계자들도 기본적으로 축산업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을 갖고 들어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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