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리 창출·노르웨이산 연어 수입대체 효과 기대
환동해본부 2022년까지 2만6000톤 생산 목표
바다송어로는 경쟁력 확보 어려워


강원 고성군에서 연어의 양식이 성공하면서 동해안의 연어양식단지 조성이 가능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연어는 최근들어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고부가가치 품목으로 국내에서 연어양식산업화에 성공할 경우 일자리창출과 노르웨이산 연어의 수입대체 등의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육종된 연어의 종묘 수급이 어려운데다 수온차 등에 따른 생산성 저하 등은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 환동해본부, 2022년까지 2만6000톤 생산 목표
강원도 환동해본부는 2022년까지 2만6000톤 가량의 양식연어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수립, 신성장동력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환동해본부는 산·학·연·관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연어양식산업의 체계적인 육성을 위한 각 주체별 역할을 분담, 기반시설확충과 핵심기술 연구·개발, 산업단지 조성 등에 국비를 포함한 총 847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동해 STF측에서는 국비 30%, 지방비 30%, 자부담 40%로 현재 20억원 규모의 중간육성장을 건립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환동해본부 관계자는 “강원도 일대 해역에서는 그간 어로어업이 주를 이뤄온터라 연어양식산업을 강원도의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으로 성장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며 “강원 고성군에서는 연어양식적지 조사를 위한 용역을 실시하고 있고, 연어양식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기본계획도 수립하고 있는 등 차근차근 준비를 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충재 강원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노르웨이가 세계 1위의 양식대국이 된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이 아니라 정부의 꾸준한 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도 부가가치가 높은 어종을 대량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산업을 키워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 대서양 연어 ‘위해우려종 지정’ 변수
연어양식의 변수로 떠오른 것은 대서양 연어가 위해우려종으로 지정된 것이다.

환경부는 대서양 연어가 포식성이 너무 강해 가두리에서 탈출시 생태계 교란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 대서양 연어를 위해우려종으로 지정한 바 있다.

따라서 대서양연어를 입식하기 위해서는 환경부의 승인을 거쳐 수산자원이식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환경부가 대서양연어를 해상가두리에 입식토록 허용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환동해본부 관계자는 “대서양 육종연어는 3배체개체로 양식장에서 탈출하더라도 번식이 이뤄지지 않으며, 우리나라 수역의 수온 역시 적수온이 아니기 때문에 생존하기 어렵다”며 “환동해본부에서는 강원도에서 예외적으로 대서양 육종연어의 입식이 허용될 수 있도록 국립생태원 등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남수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 팀장은 “이론적으로는 후대를 생산할 수 없는 것이 3배체 개체이지만 완전한 3배체는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수산업계의 입장에서는 환경부에서 환동해본부의 입장을 받아들여 입식을 허용하면 그만큼 좋은 것이 없겠지만 연어의 포식성 등을 감안할 때 이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경제성은 ‘글쎄’
강원도 일대에서 추진되는 연어양식이 경제성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강원연구원 측은 사업성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을 제시했지만 수산업계의 다른 전문가들은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강원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동해STF의 연어양식시스템은 종묘생산이 강원, 경북, 충청 등지의 송어양식장에서 이뤄지고 있는데다 순치과정을 위한 중간육성장이 없어 초기폐사율이 매우 높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현실적인 경제성분석이 어려운 만큼 종묘생산시스템과 중간육성장 등이 모두 마련됐을 때를 가정, 전체적인 연어의 생존율이 높아질 경우 충분히 경제성이 있으며 산업단지까지 구축할 경우 충분히 성장잠재력이 있다는 것이 강원연구원 측의 설명이다.

김충재 부연구위원은 “경제성분석에서는 종묘수급 등이 원활한 바다송어를 기준으로 했으며, 선어를 기준으로 1kg당 생산단가가 1만원선에서 형성되면 경제성이 있다”며 “양식생산규모에 따라 가공·판매·유통시설을 집적화하기 위한 단지를 조성할 경우 지역기반의 수산대기업을 육성하는 동시에 지역 어업인의 소득제고, 일자리 창출 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원연구원의 이같은 의견에 대해 수산업계의 전문가들은 강원도에서 추진하는 연어양식이 경제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남수 팀장은 “바다송어는 전남 고흥군에서 지난 10여년간 양식을 해왔었는데 상업화에 성공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해수에서 양식하면서 빠르게 성장하는 대신 송어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쫄깃함이 없고 연어처럼 부드러우면서 고소한 맛이 있는 것도 아닌 터라 소비자의 기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산업계의 또다른 전문가는 “연어가 고부가가치 양식품목임은 분명하지만 우리나라 해역의 수온이 1년 내내 양식에 적합한 수온이 유지되는 것이 아닌 터라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며 “더불어 바다송어나 은연어 등으로는 육종된 대서양연어의 품질을 따라가는데 한계가 있는 데다 사료나 백신 등 관련기술도 아직 갈 길이 먼 상황이라는 점 역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양식을 하기 위해서는 양성기술에 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하는 데 현 상황에서 보면 연어양식과 관련한 정부의 사업들이 예전에 실패했던 외해가두리양식 사업처럼 시설중심 사업으로 끌려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 마련됐던 연어양식장에서도 생산량이 목표대비 형편없는 수준인 108톤에 머무르는 상황인 만큼 향후 사업 지속 여부에 대해 해양수산부와 강원도가 보다 신중하게 검토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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