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활한 소통·신뢰구축 우선
시군·시도 역할 인지 미흡…수동적 대응 우려
대표 관심 반영한 사업수립…지속가능 의문

▲ 농협경제지주와 전국의 마늘, 토마토 생산농가들은 농산물의 제 값을 받기 위해 품목전국판매연합을 출범했다.

전국의 마늘, 토마토 생산농가들이 농협경제지주를 중심으로 하나로 뭉쳤다. 농협경제지주가 특정품목에 대한 전국단위 조직화 및 규모화를 위해 품목전국판매연합을 추진키로 하고, 첫 품목으로 마늘과 토마토를 선정한데 따른 것이다.

품목전국판매연합은 조직화·규모화된 품목의 생산부터 판매까지 책임지는 농산물 신유통 패러다임으로, 안심 먹을거리 공급과 농가소득 안정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농업인은 계획생산을 통한 수급조절, 최적화된 매뉴얼에 의한 고품질 농산물 생산 등을 해야 하고, 산지농협은 농산물 품질 및 안정성 관리, 물류 효율화 등 유통 전반에 관한 제반업무를 수행하기로 했다.

또 농협경제지주는 시도·시군별 연합사업단, 조합공동사업법인과 함께 판매전략 수립·실행, 브랜드 개발·관리, 신상품 연구·개발 등 통합마케팅을 전담한다.

그러나 농협경제지주의 이 같은 시도에 대해 농산물 제값받기의 시동으로 농가소득 5000만원의 견인차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와 함께 시도·시군의 역할 미흡, 지속가능할 수 있겠느냐는 등의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 왜? 마늘, 토마토인가

마늘의 경우 농협의 마늘전국연합사업단을 그대로 이어받는 형식으로 추진된다. 2011년 12월 출범한 전국 대표 마늘브랜드인 ‘본마늘’은 이미 안정적인 공급체계를 구축하고 있고, 소비자들의 인지도 역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마늘전국연합사업단에 참여하고 있는 산지농협도 마늘 주산지를 중심으로 12개에 달하며, 참여를 희망하는 조직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어서 순항이 예상된다.

그 다음으로 고민했던 품목은 포도와 토마토이다. 그러나 대중성이 있는 샤인머스켓이란 포도품종은 육종문제로 인해 법적다툼의 소지가 있어 토마토로 최종 결정됐다.

토마토는 이미 3년전 연구용역을 거쳐 연합품목으로서의 타당성을 확인한 바 있고, 농협 취급물량이 전체의 50%를 차지해 시장지배력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농협의 시군·시도 연합조직 취급물량 역시 토마토가 가장 많아 이를 품목전국연합사업으로 묶기가 수월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 성공을 위한 조건은

우선 품목전국연합사업에 참여하는 조직들 간의 소통이 원활해야 한다. 품목전국연합사업을 구성하는 조직별로 수행해야 할 역할을 분명히 해야 하고, 이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어야 사업이 성공할 수 있다.

특히 농협의 시군·시도 연합조직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농업인조직화 및 규모화를 위해 산지를 설득하는 과정에서의 역할이 불분명해질 경우 수동적으로 변하거나, 심하게는 손을 놓을 우려가 다분하다.

연합사업을 추진해오는 과정에서 농업인들과의 관계가 끈끈할수록 농협의 시군·시도조직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직접 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그 다음으로는 ‘농협경제지주에 대한 신뢰가 얼마나 구축돼 있느냐’이다. 농협경제지주가 경제사업활성화의 일환으로 추진한 연합사업의 연속성을 얼마나 장담할 수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농협 회장의 관심도에 따라, 농업경제대표의 성향에 따라 연합사업의 명운이 순탄치 않았던 점을 감안해 볼 때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농협 시군·시도의 역할이 느슨해진 상태에서 연합사업에 대한 농협경제지주의 관심까지 떨어질 경우 산지조직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 더욱 심각한 문제를 낳을 수 있다.

따라서 농협의 품목전국판매연합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직 간 원활한 소통과 농협경제지주에 대한 신뢰가 구축돼야 한다. 그 여부에 따라 ‘농가소득 5000만원 시대’를 기치로 내 건 품목판매연합이 연착륙할 수 있고, 성공을 기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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