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위반·관리소홀에 폐사율 50% 웃돌아

[기획] 약한 집행력이 수산업 망친다 中-온정주의에 망가진 양식어장
어장환경평가·후속조치 담당 전문기관 없어 집행력 '한계'
김동호 기자l승인2018.02.2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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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마리 입식하면 5마리가 죽는다.’

국내의 대표적인 양식품목인 광어와 전복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광어의 주산지 중 하나인 제주도와 전복 주산지인 전남 완도군의 양식장에서는 입식된 양식생물의 폐사율이 50%가 넘는 것이 ‘일반적인 수준’이 될 정도다.

이처럼 높은 폐사율의 배경에는 천혜의 양식어장에 대한 미흡한 관리가 자리잡고 있다.

  上-조업규제 백화점…자원은 ‘감소’
  中-온정주의에 망가진 양식어장
  下-제도 실효성 확보를 위한 전문가 제언

# 일상이 된 위법에 위기 봉착한 ‘전복양식’
전복양식업은 규정이 지켜지지 않아 양식어장이 망가진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전복양식업은 현행 어업면허의 관리 등에 관한 규칙에 따라 지역의 어촌계와 행사계약을 체결해 어장에 입어하는 형태로 이뤄지며, 어장면적의 20%까지 가두리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이를 전복양식가두리 시설의 크기로 계산하면 1ha당 설치할 수 있는 전복양식장은 최대 347칸이다.

이는 면적내에 설치할 수 있는 산술적인 최대 수치일 뿐 어업현장에서 1ha당 347칸을 설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업인들은 행사계약을 체결한 어장에 대해 ‘1ha=347칸’이라고 인식,정해진 면허지를 이탈하는데 아랑곳 않고 계약을 체결한 면적당 최대치의 양식시설을 설치해왔다.

그 결과 양식어장은 망가졌다.

전남 완도군 내에서도 양식시설량이 가장 많은 지역들인 노화·소안·보길도 일대에서는 전복양식이 본격화되던 2000년대 초반 10% 미만이었던 양식전복의 폐사율이 60%에 달하게 됐으며 심각한 곳은 폐사율이 80%를 넘는 곳도 생겨났다.

또한 시설량 증가에 따른 생산 증가로 전복 가격 역시 하락, 한계상태에 봉착한 어업인들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실정이다.

# 전복산업 망가져도 손놓은 정부

전복양식업이 처한 현 상황의 1차적 책임은 어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고 이용해온 어업인들에게 있다.

하지만 양식어장과 전복양식산업이 망가질 때 뒷짐을 진채 관망만 해온 정부에도 책임이 있다.

규정을 위반한 시설 때문에 한계에 달할때마다 완도군은 ‘관리하겠다’는 약속을 했고 해수부는 이를 믿고 추가면허를 발급했다.

그 결과 완도군에서는 ‘시설이 먼저 설치되고 면허가 뒤따른다’는 말은 상식이 됐으며 양식시설이 환경수용력을 초과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됐다.

지자체가 지역주민들의 반발에 대한 우려로 온정주의로 일관했다면 해수부는 위법을 발견하고도 외면했다.

해수부는 2000년대 중반부터 항공사진판독사업을 통해 전복양식가두리시설의 양을 파악해왔다.

항공사진을 통해 면허지를 벗어나는 시설이나 규정을 위반한 시설을 매년 파악해왔지만 어업면허의 발급은 지자체의 권한이라는 이유로 관리에는 손을 놨다.

이같은 문제는 비단 전복양식업에만 그치지 않는다.

김 양식장 역시 허가된 범위를 넘어서거나 시설량을 넘어서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만 이에 대한 제재조치가 가해진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수산업계의 한 전문가는 “현행 양식면허 관련 규정은 너무 경직된 구조인터라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어려워서 발생하는 일”이라며 “문제가 있다고 해서 위법을 방치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어업인이 정부의 제도나 규제에 따르지 않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

# 어장 방치에 양식업 지속가능성↓
어업인은 면허나 허가를 받은 어장을 관리할 의무를 부여받고 있지만 이는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다.

어장관리법에 따르면 어업면허나 어업허가를 받은 자는 어장환경의 보전과 개선을 위해 어장의 퇴적물이나 폐기물을 수거·처리토록 규정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어장의 청소라고 해도 폐기물을 일부 수거하는데 그치고 있는데다 어장청소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전무한 실정이다.

어장환경평가 역시 제도의 취지와 달리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

현행 어장관리법은 시장·군수·구청장으로 하여금 어업면허 또는 허가의 만료 1년전까지 어장환경평가를 실시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필요한 경우 어장면적과 위치를 조정해야한다.

하지만 어장환경평가에 따른 조치들은 취해지지 않고 있다.

어장관리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서 어장환경은 날이 갈수록 악화, 양식어업의 생산성이 악화되고 나아가 지속가능성까지 위협받고 있다.

마창모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양식산업연구실장은 “덴마크, 노르웨이 등 양식업 선진국은 한 군데의 어장을 하나의 경영체가 운영하기 때문에 책임소재가 분명한 반면 국내 어류양식 가두리는 하나의 양식어장을 여러명의 어업인이 이용하기 때문에 책임소재가 불분명하다”며 “또한 어장환경평가와 이에 따른 후속조치를 전담할 전문기관이 없는데다 이를 위한 전문인력도 부족한터라 정책의 집행력을 확보하는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수산업계의 전문가는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어업인의 인식도 문제지만 어장환경 악화를 방조 내지 묵인하고 있는 지자체와 해수부 역시 문제”라며 “양식생물에서 발생하는 폐사문제를 보면 어장환경의 악화에서 기인한 측면이 큰 만큼 현행 어장관리법의 이행을 담보하 수 있는 집행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호 기자  kdh0529@afl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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