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강화…수급 '빨간 불'
원제가격 큰 폭 상승…국내업계 생산비 부담 이어져

세계 작물보호제(농약) 시장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이 변하고 있다. 값싼 인건비를 바탕으로 한 낮은 생산비로 무장해 세계시장을 공략해오던 중국 공장의 원제가격이 최근 큰 폭으로 인상됐다. 베이징 대기오염 등에 따른 환경 규제로 생산량이 크게 감소한 게 원인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중국에서 공급하는 원제의 가격인상으로만 그치지 않고 중국 생산공장의 경쟁력 제고 계기가 됨과 동시에 국내 중소업체들의 구조조정을 야기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변화하는 중국시장과 국내 작물보호제 업계에 미칠 영향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상)작물보호제 공장, 중국이 변한다
-(중)오리지널보다 비싼 제네릭
-(하)국내 중소업체 구조조정 되나

# 환경규제로 원제생산 타격 

중국시장에서 생산되는 원제는 전 세계 생산량의 반 이상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그동안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생산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으며 이에 따른 영향력도 커졌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가 대기오염 등과 관련한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수급에 문제가 발생했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지역에 위치한 생산공장에 대해 배출가스 관련 시절을 갖추도록 하는 동시에 탄소 등의 배출을 줄이도록 했다.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곳에 대해서는 폐쇄명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특히 원제 생산공장이 밀집한 베이징 반경 300km 이내에 위치한 공장들은 큰 타격을 입었다. 특정 원제의 경우 베이징에 위치한 공장에서만 생산돼 환경규제에 따른 시설보수나 이전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공급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 최대 200%까지 가격 급등 

이에 따라 원제 생산량은 큰 폭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었고,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원제의 가격은 큰 폭으로 인상됐다. 실제 지난 1월 기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원제 가격은 품목별로 지난해 동기대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00%까지 올랐다. 특히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글루포시네이트의 경우 40%, 디페나코나졸은 82%, 글라이포세이트도 10%나 가격이 뛰었다.

이는 원제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업계의 생산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품목의 경우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네릭 원제 가격이 오리지널 가격을 상회하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원제는 공급에 제한이 커 중국산 원제를 공급받던 업계 입장에서는 울며겨자먹기로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이 같은 중국산 원제 가격 상승으로 인도 공장에서 생산되는 원제가격도 함께 오르는 추세여서 국내 업체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올 하반기 또 한 차례 규제 전망 

올해 들어서는 중국산 원제가격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최근 올 하반기에 중국에서 다시 한번 환경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업계는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국내 작물보호제 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중국산 원제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최근에야 보합세로 돌아섰지만 이에 따른 가격 부담이 커졌다”며 “오는 7월 경 중국에서 또 한차례 환경규제가 예상돼 변화를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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