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우 사육부터 판매까지, 꿈 이루기 위해 30년간 노력
 

사면이 한려수도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바다로 둘러싸인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와 해안 경치가 아름다운 섬, 남해.
 

해안도로를 달리다 보면 잔잔한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예쁜 농장이 자리 잡고 있다. 지형으로 보아 멋지고 근사한 펜션이 있을법한 곳에 농장이 자리를 잡고 있지만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조경 때문인지 눈에 거슬림이 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농장 한 울타리 안에 맛있는 한우고기를 파는 식당이 있다. 농장과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하세길 사장을 만나봤다.

# 맛집으로 소문 난 ‘남해 암소한마당’
 

경남 남해군 이동면에서 농장과 식당을 함께 운영하는 하세길 사장은 소를 잘 키우기로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더욱이 자기가 키운 소를 전량 자신의 식당에서 판매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생산자들이 모여 농업법인을 설립해 생산과 판매를 함께 하는 사례는 많이 있지만, 개인 혼자서 생산과 판매를 완벽하게 실현한 사례는 거의 유일무이 하다.
 

작은 배로 고기를 잡던 그는 배를 팔아 1981년 소 한 마리로 한우 사육을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동물을 좋아해 여러 가지 가축을 사육하던 하 사장은 한우에 집중해 사육 규모를 200마리까지 늘려 1989년도에는 농업인후계자 전국 대상과 함께 산업포장까지 받았다. 그러나 한우파동으로 사육마릿수를 줄이고 1985년에는 이동면 읍내에 정육점을 냈다. 이 정육점이 농장과 식당을 운영하는 밑그림이 됐다.
 

“한우 사육과 정육점만 운영할 때는 고기만 팔면 그만이지만 지금은 손님이 계산을 마치고 문턱을 넘기 전에 고기 맛에 대한 평가를 받아야 하니까 한우 사육에 더욱 신경쓰고 있죠.”
 

번식부터 사육에 이르기까지 일관사육을 하던 하 사장은 미경산 한우로 사육 체계를 바꾸고 고기 맛에 심혈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150마리 규모의 농장에서 사육되는 한우는 내장을 제외한 모든 부위를 식당에서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으며, 남해를 포함한 외부에서 오는 관광객들로부터 맛집으로 소문나 있다.
 
  # 세심한 관리로 일관된 맛과 등급 유지
 

“어떤 송아지를 구입하면 얼마까지 크고, 몇 등급이 나올지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입식부터 출하까지 체계적이고 세심한 관리가 없이는 일관된 맛과 등급을 유지하기는 불가능하죠.”
 

하 사장은 우선 송아지는 체고가 크고 제일 좋은 것을 선택해 생후 30개월이면 750~800 kg 이상 키운다. 두 번째 조사료와 함께 출하 때까지 생균제를 먹인다. 생균제는 소화 기능을 좋게 하며 변 상태를 보면 소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는 게 하 사장의 설명이다. 특히 출하를 앞둔 숙성기에 우성사료의 ‘진한우마루 800’을 급여, 우윳빛 지방색과 최상의 고기를 만드는 데 심혈을 기울인다. 이는 최근 미경산 암소 평균 30개월 출하로 1등급 출현율 100% , 1+이상 60%, 평균 도체중 448kg으로 증명됐다.
 

“식사를 마친 손님들이 농장을 둘러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비자들이 냄새에 민감하니까 신경을 많이 쓰죠.”
 

그 비결로 하 사장은 환기를 꼽았다. 또한 좋은 냄새가 나도록 소나무 톱밥을 사용해 바닥을 관리한다.

▲ 하세길 사장은 식당운영으로 바쁜 상황에도 하루 5번 이상 농장의 소를 둘러본다.

 

“입자가 작은 싼 톱밥을 사용했다가 호흡기로 들어가 급성폐렴으로 소가 죽은 뒤로는 톱밥 선택에 신중해졌습니다. 식당 운영으로 바쁜 상황에서도 하루 5번 이상은 농장을 둘러봅니다.”
 

30년 전 밑그림을 그리고 농장과 식당을 운영한다는 꿈을 이룬 하 사장은 근사한 집을 짓고 푸르고 잔잔한 바다를 조망하며 살아도 부족함이 없는 곳을 소들에게 내어주고 묵묵히 소의 곁을 지키는 진정한 한우 리더이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