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맞물려 최대 200%까지 인상
국내 제조업체 지속적 제품 생산·판매 위해 '울며 겨자먹기'

원제의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제 원제시장의 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특히 생산량이나 가격변화는 국내 제조업체들의 마진율과 직결되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이에 따라 최근 중국 작물보호제(농약) 생산공장의 가격인상은 업계의 큰 부담으로 작용함은 물론 중국 작물보호제의 위상변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글 싣는 순서]

-(상)작물보호제 공장, 중국이 변한다

-(중)오리지널보다 비싼 제네릭

-(하)국내 중소업체 구조조정 되나

# 국내 제조업체, 높은 가격 ‘울며겨자먹기’

대기오염 등 환경과 관련한 규제로 중국 작물보호제 생산이 줄면서 중국산 작물보호제 가격이 크게 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중국산 작물보호제 가격은 지난해 동기대비 적게는 10%, 많게는 200%까지 인상됐다.

국내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제품의 지속적인 생산·판매를 위해 원제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가격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같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일부 원제의 경우 오리지널보다 높은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오리지널 원제의 경우 공급받기도 어려울뿐더러 물량도 제한적이어서 대부분 국내 대규모 제조업체들과 계약을 맺고 있고 있다. 제네릭 위주의 중소규모 제조업체들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규모 제조업체라고 상황이 녹록한 것은 아니다. 오리지널 원제를 주로 사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제품에 따라 중국산 원제를 공급받아 생산하는 제품도 있기 때문이다. 원제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제조사들도 부재 등으로 중국산 원제를 사용하고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국내 제조사의 한 관계자는 “일부 중국산 원제의 가격이 오리지널보다 더 비싸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대안이 없다”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국내 제네릭 업체들은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력도 높아져

이러한 중국시장의 변화는 단순히 국내 작물보호제 생산비 부담이 커진 것을 넘어서 중국 작물보호제의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그동안 중국산 원제는 생산 기술력이 오리지널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돼 왔다. 품질면에서는 물론 제품 생산원가대비 기술력에서도 오리지널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인식돼 왔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평가가 바뀌고 있다. 중국산 작물보호제의 품질이 상당부분 오리지널 원제를 위협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중국산 제품은 환경 부담을 가중시키는 등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부정적 인식이 팽배해 있었지만 이번 환경 규제를 계기로 이러한 인식이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중국산 원제의 품질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환경 등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력까지 갖추게 되면 향후 그 영향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원제사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 싸구려라는 인식과 함께 품질이나 비정량적인 부분에서의 부정적 인식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며 “이번 환경 규제를 겪으면서 중국 작물보호제 생산공장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 중국은 눈에 보이는 것과 함께 눈에 보이지 않는 경쟁력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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