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산지 계란가격 폭락에 농가들이 시름하고 있다.
산지 계란가격은 지난해 8월부터 급격히 하락해 지난 15일 기준 특란 10개당 771원 수준을 보이고 있다. 계란 한 개당 77원 정도다. 이 역시 생산비에 한참 못미치는 가격이지만 현장을 들여다 보면 더욱 처참하다. 농장 실거래 가격은 생산비의 절반 가량인 50원정도로 파악되기 때문이다. 이는 생산과잉의 결과다.

이같은 생산과잉에 따른 가격 폭락 사태는 쉽사리 진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산란실용계 입식마릿수를 의미하는 육추사료 생산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 4/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37% 이상의 증가세를 보였고, 올해 1월에는 지난해 동월 대비 56%가 증가하면서 그 폭이 더욱 확대됐다.

여기에 수출 물량 감소와 국내 소비 감소에 따른 산란성계 도계 작업량의 감소도 생산과잉에 부채질하고 있다. AI(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잦은 수출 중단으로 베트남 산란성계육 수출량이 평년 대비 약 30% 가량 감소했으며, 살충제 계란 사태의 후유증으로 국내 육가공 업체들이 산란 성계육의 사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계란 생산에 가담하는 산란계가 넘쳐나면서 하루에 생산되는 4500만개의 계란 가운데 농장에 발이 묶여있는 계란은 하루 약 1000만개 이상으로 파악된다.

이대로 가다간 계란산업 붕괴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대로는 안된다. 가장 먼저 농가의 자구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산란실용계 병아리 분양마릿수를 감축하고, 자체 비용을 들여서라도 산란 성계 도태에 적극 나서야 한다.

더불어 정부도 하루 속히 계란산업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재발방지를 위한 중장기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농가 소득 및 경영안정’이 정부의 주요 책무인 만큼 이번 사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농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동참하고, 더 나아가 계란 수급을 안정시킬 수 있는 근본적인 시스템 구축 마련에도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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