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맞춤 품종개발·재배관리·생산기술 뒷받침 돼야

기후변화에 따라 우리나라 농산물의 주산지가 지속적으로 북상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재배관리·생산기술 교육, 지역에 맞는 품종 개발 등의 대응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기후변화에 따른 주요 농작물 주산지 이동현황’에 따르면 1970년부터 2015년까지 주요 작물의 시계열 변화를 보며 사과는 과거 영천에서 강원 정선·영월·양구지역으로, 복숭아는 경북 청도에서 충북 충주·음성, 강원 춘천·원주로 주산지가 북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포도는 경북 김천에서 충북 영동과 강원 영월로, 감귤은 제주에서 전남 고흥, 경남 통영·진주로 재배지가 이동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주산지 변화 속도 만큼 각 지역에 맞는 품종 개발이나 재배관리, 생산기술 등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영신 중앙청과 전무이사는 “과일류를 중심으로 남부지방 주산지가 경기, 강원 등지로 올라오고 있으나 새로운 주산지로 인식되는 지역에서는 농가의 무리한 식재, 전문성 미흡 등으로 높은 가격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역의 환경을 잘 아는 농업기술센터, 농업기술원 관계자 등 전문가들이 농산물의 파종, 정식, 식재 전 지역에서 재배가 가능한지 확인하고 농가에 필요한 생산·재배 기술 등을 전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농가들이 고지대에서 과일을 재배할 경우 병충해를 덜 입고 일조량이 많아 당도와 경도를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으나 수확량 중 상품 이상의 품위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술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전무이사는 “기온이 상승한다는 이유로 노지재배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는데 혹시 모를 이상기후에 대비한 비가림 시설 등을 갖춰야 한다”며 “이달 초에 내린 갑작스런 폭설로 포도, 사과, 배 등의 꽃눈이 냉해를 입은 사례만 보더라도 기후변화에 따른 시설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농현장에서는 지역에 맞는 품종 개발이 지속돼야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강릉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김재헌 씨는 “강릉에서 포도를 재배하는 농업인들이 늘고 있지만 지역에 맞는 품종을 찾기는 어렵다”며 “농업기술센터 측에 지역에 맞는 품종이 지속적으로 개발돼야 한다고 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주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정인호 씨도 “파주에서 사과가 재배될 정도로 주산지가 북상하고 있지만 관련 전문가가 부족하고 지역 맞춤형 품종도 적어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지역의 농업기술원 뿐만 아니라 농진청에서도 각 지역에 맞는 품종 개발에 좀 더 매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우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단위 수확량이 확보돼야 농가소득이 향상될 수 있기 때문에 농산물을 재배하기 전부터 지역 적합성 등에 관한 연구가 수반돼야 한다”며 “향후 기온상승을 예측해 품종을 개발하고 재배, 생산 기술 등에 대한 교육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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