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 월드컵이 오는 6월 14일부터 한 달 가량의 대장정을 펼친다. 우리나라가 출전하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더 큰 건 사실이고 이전 월드컵 시즌 축산물 소비가 대체로 증가했던 점을 감안하면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와 16강, 8강 등 진출 기원도 또 다른 바람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공격력에 비해 수비 불안이 월드컵을 앞두고 최근 치러진 친선경기까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대표팀의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실 답답한 마음이 크다.

이처럼 국가대표 축구팀 얘기를 하는 것은 밥상 위의 국가대표를 표방하고 있는 우리돼지 ‘한돈’의 최근 모습과 비교돼서다.

최근 수입돈육이 물밀 듯 밀려들어오는 상황에서 무허가 등 대형 이슈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전혀 특별한 대응 움직임이 없기 때문이다. 구제역이라는 질병 발생 상황에서 활발한 수출은 당분간 엄두도 못내는 가운데 국내산 돈육의 자급률이 꾸준히 하락하는 상황에서 월간 수입돈육 물량이 지난달 5만톤을 넘어섰다는 점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물론 국내산 돈육이 수입돈육과 달리 뚜렷한 차별화가 있다고 일부에선 주장하고 있고 유통채널이나 수요처가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수입돈육이 내수 시장을 점차 잠식해 나갈 경우 우리도 자급률 하락에 있어 일본의 사례처럼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러나 올 들어 업계, 정부 참여의 양돈수급조절협의회는 단 한차례도 열리지 않았고 한돈자조금관리위원회의 움직임도 최근 들어 크게 눈에 띄는 게 없다. 업계 전문가들은 생산과 육가공의 상생을 주문하는 동시에 수입돈육과의 차별화를 위한 단기, 중·장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월드컵 대표팀 보다 오히려 밥상 위의 국가대표 ‘한돈’이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가동할 시간이 어쩌면 더 없을 수가 있다. 수입돈육에 맞서 맞춤식 대책을 세우고 실행을 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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