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재정건전성 악화…부족자본금 지원 이뤄져야
'농협 사업구조개편 6년, 이대로 좋은가' 국회토론회

오는 2022년이면 사업구조 개편에 따른 농협중앙회 차입금이 13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농협의 재정건전성 악화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신경분리 이후 농협의 재정건전성 악화의 원인이 졸속으로 추진한 과거 이명박 정부(이하 MB정부)의 사업구조 개편에 있는 만큼 이제라도 정부의 부족자본금 5조원 이행약속을 지켜 판매사업 활성화라는 사업구조 개편의 본래 목적을 달성토록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4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선 설훈·김현권·심기준·정재호·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 윤소하 정의당 의원 주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NH농협지부 주관으로 ‘농협 사업구조개편 6년,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국회토론회가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여·야 국회의원과 학계, 농협 관계자들은 일제히 농협이 사업구조개편 이후 재정건전성이 악화(본지 4월 20일자 1면 참고) 된 근본 원인을 2011년 당시 MB 정부 주도의 강제적 조직개편과 이후 부족자본금 출연약속의 불이행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날 주제발제를 맡은 장상환 한국농어촌사회연구소 이사장은 “농협중앙회의 차입금이 2012년 9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12조4000억원으로 증가했으며, 오는 2022년이면 13조4000억원으로 지금보다 1조1000억원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며 “이는 현금수지 흑자가 본격화 되는 2022년부터 차입금 상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장 이사장은  농협중앙회가 대규모 차입금이 발생한 원인에 대해 2012년 사업구조 개편 당시 MB 정부가 당초 계획보다 5년 빠르게 개편을 단행하면서 부족자본금 12조원 중 6조원을 책임지겠다는 약속을 이행치 않고 이자비용만 지원했기 때문으로 꼬집었다. 여기에 사업구조 개편 후 농협의 매출액은 증가했지만 손익은 저조해 경영실적이 당시 추정치와 비교해 크게 낮은 것도 원인으로 꼽았다.

이에 대해 장철훈 농협중앙회 기획실장은 “사업구조 개편은 단순한 사업의 분할로 완성되는 것이 아님을 깊이 인식하고 지속적인 보완과 효율화 노력을 통해 경쟁력 있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 전력하고 있다”며 “감채적립금 420억원을 적립하는 등 차입금 상환재원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경영환경의 변화와 손익부진 등으로 인한 차입금 문제를 조기에 해소키 위해선 정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이같은 농협중앙회의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에 대해 여·야 국회의원들도 공감을 표하며 MB정부의 잘못을 인정하고 문재인 정부에서 반드시 해결할 것임을 약속했다.

설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은 “농협의 부실은 고스란히 농민의 피해로 연결되고 농업 발전을 저해하는 결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5년을 앞당기면서 무리하게 사업구조 개편을 관철시킨 MB 정부의 잘못을 이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득 의원(더불어민주, 비례대표)도 “농협의 본래 목적인 농민 조합원의 경제적·사회적·문화적 지위 향상과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이루기 위해선 농협 스스로의 자율성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선 안전적인 재정구조가 뒷받침 돼야 하므로 지금이라도 정부와 국회가 기존에 약속했던 필요자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우진하 전국금융산업노조 NH농협지부 위원장은 △당초 정부의 신경분리 부족자본금 5조원 지원 약속 이행 △농협의 자율성을 침해하는 MOU(업무협약) 폐기 △노동이사제 도입을 통한 경영 투명성·전문성 강화 △차입금 상환재원 마련 등을 문제의 해결방안으로 제시했다.

한편 이주명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정책국장은 이같은 의견에 “우선 농협의 적자가 20조원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적자가 아니라 차입금이며, 부채가 아닌 자본이라는 점을 인식해 주길 바란다”며 “2020년에는 정상화돼 수익을 내는 구조로 갈 것으로 보고 있으나 현재 늘고 있는 차입금에 대해선 정부도 걱정하고 있으며, 농협의 경제사업 활성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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