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서 데이터의 양은 학습의 경쟁력
농가 단위 이력 추적…식품 안전성 증진

스마트팜 확산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농업·유통·IT(정보통신) 분야별 전문가가 한 자리에 모였다.

농림식품산업 미래성장포럼과 농림축산식품부 주최,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주관으로 지난 4월 26일 서울 학여울역 세텍(SETEC)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7회 농림식품산업 미래성장포럼<사진>’에서는 정밀하고 지능화된 스마트팜 구현을 위한 R&D(연구개발) 혁신방안이 제시됐다.

이날 포럼의 주제발표와 토론을 정리했다.


# [주제발표] ‘데이터 기반의 정밀하고 자동화된 작물 생산’ - 양승환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작업자가 데이터를 활용해 생육·환경·기기를 정밀 제어하고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이터 기반 농업(이하 데이터 농업)이 발전하려면 ‘데이터 자동 수집’이 실현돼야 한다. 데이터 수집은 물론 데이터가 수집되지 않을 경우 경고 및 작업 정지 기능도 자동적으로 시행돼야 한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양의 데이터를 단시간에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 농업에서 데이터의 양은 곧 학습의 양이자 경쟁력이다.

또한 데이터의 무결성도 중요하다. 작업 시나리오에 포함되는 모든 단계의 데이터를 수집해 데이터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는 말이다. 현재 파종, 재배, 가공, 출하 단계 중 생육·환경 정보 등 재배 단계까지의 과정 데이터는 활발히 수집되고 있다. 그러나 재배한 작물이 어떻게 가공되고 어디로 얼마에 팔리는지에 대한 결과 데이터는 제대로 수집되지 않고 있다.

가격정보를 포함한 결과 데이터는 영농활동의 경제성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데이터다. 한 농가가 재배한 작물의 결과 데이터까지 수집한다면 작물 생산성과 함께 경제성까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 [주제발표]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농식품 소비·유통’ - 안도훈 우림인포텍 대표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농식품 소비유통을 위해서 농산물 국제표준 바코드의 전면시행을 제안한다. GS1 국제표준 바코드는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바코드로서 신뢰할 수 있는 글로벌 상품 DB(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를 사용하면 기존 국내 식품 이력 추적 코드가 각 부처·사업마다 통일돼 있지 않고 국제 유통망에서 호환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또한 국제표준 바코드를 생산지 농가에 부여하면 농가 단위로 농식품 이력을 추적할 수 있어 식품 안전성이 증진된다. APC(농산물산지유통센터), 도매시장 등에서 반입·출하 시 국제 표준 바코드와 QR코드를 부착하고 운송장, 판매원표, 낙찰증과 연동하면 업무 자동화 및 간소화가 가능해진다.

이밖에도 농산물 비파괴 검사 상용화와 농산물 생명연장 기술 개발, 빅데이터·블록체인 등의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도입도 신뢰할 수 있는 농식품 소비유통 실현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다.”

# [토론]

주제발표 후 진행된 토론에서도 스마트팜 활용을 위한 데이터 축적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방안이 제시됐다.

김현태 경상대 생물산업기계공학과 교수는 “빅데이터 구축을 위한 환경 데이터, 생육 데이터, 경영 데이터 등 데이터의 축적이 이뤄져야 한다”며 고 “스마트팜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이러한 데이터가 활발히 교환되고 공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흔동 이지팜 팜클라우드사업본부 본부장도 “농가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 수집과 함께 조직화·시설화를 이룬 경영체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 수집도 활발히 시행돼야 한다”며 “현재 품목별로 전국에 약 400개소가 설립돼 있는 산지유통센터와 미곡처리장 등을 활용해 농산물 유통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플랫폼 구축과 농업인의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재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미 타 산업 분야에서는 선진화된 플랫폼이 개발돼 활용되고 있다”며 “이를 참고해 선도 기업과 협력, 더욱 효율적인 플랫폼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관 한국과학기술원 연구부교수는 “농업 분야의 기술 개발과 도입은 절대 일방적이어서는 안 된다”며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현장 농업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기능이라면 소용이 없기 때문에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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