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오리협회가 지난달 30일 제 12대 회장으로 김만섭 씨를 선출했다.

김만섭 씨는 2006년 오리협회장에 당선, 2009년까지 협회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오리산업 제 1의 부흥기에 협회를 이끌어 온 인물인 것이다. 2007년 5000억원 정도의 생산액을 기록했던 오리산업은 이듬해인 2008년 1조 생산액을 넘어서면서 농림업 생산액 전체 7위를 달성하며 단숨에 1조 산업으로 비약적인 성장을 달성했다.

이후 2011년까지 1조 3000억원이 넘는 생산액을 달성하며 오리산업의 부흥기를 중흥기로 이끌었다. 그러나 최악의 AI(조류인플루엔자) 주범으로 낙인찍히며 오리산업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다. AI로 소비자들의 오리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확산됐고 한집 걸러 한집이었던 오리 프랜차이즈들은 빠른 속도로 폐점하며 오리 생산액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한때 빠르게 성장하며 식품회사의 상위권에 진입을 시도하던 오리전문업체들은 부도와 합병을 거듭하며 오리산업의 불황을 그대로 증명하기 시작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수급 불안과 경기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 거듭된 AI로 오리산업은 수년째 불황을 겪고 있다. 

그리고 2018년 한국오리협회가 신임 회장을 선출했다. 공교롭게도 오리산업의 부흥기를 함께한 김만섭 회장이 돌아왔다. 종오리 감축과 오리자조금 발족을 통한 오리고기 소비 홍보활동 등이 태동하고 있는 지금, 오리산업의 제2의 부흥기가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모아진다. 이제 오리산업은 뒤로 물러설 데가 없다. AI를 타개해야 하고 줄어든 오리시장을 확대해야 하며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 안정과 오리고기 유통업체들에 대한 대대적인 정화사업도 필요한 때다.

상생을 외치며 신임 회장으로 당선된 김만섭 씨에 대한 기대가 큰 것도 이 때문이다. 모란식품이라는 식품회사를 운영하며 2006년 부실했던 오리협회를 사비까지 털어가며 운영해 온 김만섭 신임 회장이 제대로 된 상생을 하기를 기대해 본다.

오리부화장, 오리사육 농가, 오리고기 유통업체, 모두가 한 지붕아래 모여 있는 오리협회는 분명 쉽지 않은 단체이다. 그러나 지금은 ‘어디에 누구’냐는 중요하지 않다. ‘우리는 오리’라는 하나된 인식이 중요한 때다. 

장기 불황에서 탈출하고자 하는 오리산업 종사자들의 염원이 한데로 모여, 협회를 중심으로 구현되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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